오바마 보란 듯… 중·독 정상 장시간 독대

2010.11.13 00:26

정상급 12명 한식 만찬 회의 준비

정부 당국자들 “중재 자신감 배웠다” 호평

민중행동 “결과 초라” 혹평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12일 글로벌 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하루 종일 머리를 맞댔다.

정상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과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핵심 주제들에 대해 업무오찬을 곁들여가며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회의 시작에 앞서 8시20분쯤 본회의장인 코엑스 3층 행사장에 도착, 정상들을 맞았다.

회의장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가장 활발하게 자리를 옮겨다니며 정상들을 만났다는 후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옆자리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도착하자마자 얼굴을 10㎝ 간격으로 맞대고 이야기를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대척점에 서 있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장시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했다. 독일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못마땅해하는 국가다. 정상회의는 오전회의, 업무오찬, 오후회의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4시 서울선언 발표,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 기자회견을 끝으로 폐막됐다. 공식행사 뒤에는 하루 더 서울에 머무는 정상들을 위한 한식 만찬행사가 이어졌다.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을 비롯해 터키와 스페인 정상, 국제기구 대표 등 12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 재무 장·차관 및 셰르파, 국회 정당대표, 청와대 인사 등 모두 220여명이 자리를 채웠다. 만찬에서는 회의의 성공적 마무리를 축하하는 이 대통령의 건배사와 차기 의장국인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회담 결과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들은 성과를 강조한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초라한 결과만 남겼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환율에 모아졌던 세계의 관심이 경상수지 등 경제 불균형을 재조정하는 쪽에 모아진 것만 해도 무조건 성공한 협상”이라고 자평했다. 김용범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은 “의장국으로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역할을 하면서 중재에 대한 자신감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창용 준비위 기획조정단장은 “우리가 의장국이 되기 전에는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지식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며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는 미세한 차이를 G20을 통해 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 등 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G20대응민중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선언은 매우 모호하고 실효성이 불분명한 기존의 합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소렌 암브로스 액션 AID 인터내셔널 활동가는 “G20 서울 정상회의가 환율문제에 대한 지속가능한 해결법을 제안해야 했으며 이는 기초통화인 미국 달러화를 중립적인 새로운 결제통화로 대체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정용건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G20 서울 정상회의 선언문 20개 조항 중 ‘will be’ ‘will contine’ 등 ‘will’이라는 단어만 모두 15번 나온다”며 “‘행동은 없고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란 구조 속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