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류로 번진 ‘한·일 갈등’

2012.08.16 21:50 입력 2012.08.16 23:16 수정
도쿄 | 서의동 특파원·박영환 기자

일본 반한감정 최고조… 드라마·K팝도 ‘독도 역풍’

한·일 외교갈등의 영향이 경제와 한류 등으로 파급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한·일 정상이 합의한 통화스와프 협정을 재검토하기로 했으며 일본 기업이 한국 관련 상품 발행을 취소하는 일도 일어났다. 일본에서 방영될 예정이던 한류 드라마가 출연 배우의 독도 수영횡단 사실로 보류되자 현지 관계자들은 외교갈등을 계기로 ‘한류붐’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일본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에 대한 대응책으로 통화스와프 협정의 재검토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일관계 소식통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 내에서 한국의 행동에 대해 지금까지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것이 사태를 확산시켰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만큼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말했다.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금융위기 때 상호 지원할 수 있는 통화 규모를 130억달러에서 700억달러로 대폭 늘렸다. 일본이 통화스와프 규모 축소로 대응할 경우 외환위기에 취약한 한국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양국 기업 활동의 위축도 현실화하고 있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카드는 하나SK카드와 제휴해 일본인 여행자에게 선불카드를 9월에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한·일관계 악화를 고려해 연내로 늦췄다.

일본의 위성TV인 BS닛폰과 BS재팬은 배우 송일국씨가 출연한 한국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방영을 연기하기로 했다. BS닛폰과 BS재팬은 위성방송을 통해 21일 첫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었지만 광복절 독도 수영횡단 행사에 참여한 송씨가 나오는 드라마를 상영하면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신문의 한 간부는 “이번 결정이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는 다른 방송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한국 K팝 공연이나 이벤트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갈등 수위를 더 이상 높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이 대통령의 일왕 사과 발언에 대해 “사전에 계획된 언급이 아니라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일왕이 한국에 오려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원론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며 “일본이 오해를 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그는 “당장은 양국이 부딪치고 서로 국민 감정이 격양될 수도 있지만 미뤄두고 묻어두는 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 관방장관이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영토 문제가 아니라고 했는데 독도도 영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일본이 독도가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게 잘못이고 그것을 고쳐야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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