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대화 선 긋고, 압박 고삐 다시 죄는 미국

2017.05.15 15:39 입력 2017.05.15 22:29 수정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대선 끝난 한국에 보낸 메시지”

“김정은이 우리 조건 충족 않으면 그와 대좌하지 않을 것”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던 미국 정부는 미사일 발사 직후 기다렸다는 듯 대화에 선을 긋고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4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며 “제재든 언론성명이든 해야 하는 것은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는 “피해망상 상태인 김정은이 실시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선거가 끝난 한국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인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헤일리는 북한과의 대화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며 조건으로 내세운 ‘적절한 상황’이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미사일 발사 실험은 트럼프와 만나 대좌하려는 방식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정은이 우리가 내건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와 대좌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도발은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를 부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4월의 대결국면을 넘긴 후 최근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최고의 압박을 강조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NBC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와 북한 간의 대화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적절한 상황이 되면 김정은과 영광스럽게 만나겠다고 밝혔다. 조건이 달리긴 했지만 대화의 여지를 남긴 발언이었다.

폭스뉴스가 이날 트럼프의 최근 대북정책을 “군사적 위협과 대화 제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했다”고 평가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 후 나온 헤일리의 설명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한층 강경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헤일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향후 대응과 관련해 “아직 원유, 에너지, 해상 수출 등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많은 제재가 남아 있다”면서 “강하고 통일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지난 3일 국무부 직원 대상 연설에서 “현재 북한에 가하는 압박은 5∼6단계 정도”라며 “북한의 행동이 추가 제재를 하는 데 타당한 것으로 드러나면 추가 제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의 구체적인 입장은 한·미·일의 요청으로 16일 열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언론성명 차원을 넘어 추가 대북 제재가 도입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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