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겠지…’ 백신 안 맞힌 청해부대 6명 확진

2021.07.15 21:03 입력 2021.07.15 21:58 수정

코로나 증세에도 간이검사만

80여명 선내 ‘코호트 격리’

문 대통령 “방역 인력 급파”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6명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가 청해부대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무사안일한 태도와 승조원 일부가 코로나19 증세를 보였는데도 간이검사만 실시한 소극적 대응이 겹쳐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정에는 밀폐된 공간이 많고 환기시설이 모두 연결돼 있어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합참은 15일 “청해부대에서 지난 10일 다수의 감기 증상 환자가 발생해 13일 6명에 대해 샘플검사를 실시한 결과, 15일 6명 전원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처음 감기 증상자 1명이 나오고, 이후 유사 증세가 다수 나타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최초 감기 증상자에 대한 간이검사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시행하지 않고, 감기약만 투여했다.

군 당국은 문무대왕함이 현지에서 군수물자를 적재할 때 코로나19가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무대왕함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군수물자 적재를 위해 기항지에 접안했다. 이후 지난 10일 장병 다수가 감기 증세를 호소해 40여명에 대해 간이검사를 했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청해부대는 13일에야 인접 국가 협조 아래 증상자 6명에 대해 샘플로 PCR 검사를 의뢰했다. 14일에는 군수물자 적재 임무를 수행한 간부 1명이 폐렴 증세를 보여 현지 민간병원으로 후송됐다.

청해부대는 확진자들을 함정 내 분리된 시설에 격리했고, 유증상자 80여명도 함정 내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조치했다. 부대원 30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도 최대한 빠르게 PCR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청해부대 34진은 군내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8일 출항해 부대원들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 이후에도 합참은 아덴만 일대가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문무대왕함이 공해상에서 사실상 격리 상태로 작전을 펼친다는 이유로 백신을 보급하지 않았다. 합참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공중급유수송기를 급파해 방역·의료인력과 방역·치료장비 및 물품을 최대한 신속하게 현지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현지 치료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환자를 신속하게 국내에 후송하고, 다른 파병부대 상황도 점검해 유사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청해부대 35진은 2차 접종까지 마치고 34진과 교대하기 위해 지난달 출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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