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치고, 감동 못준 단일화… 야 ‘승부수’ 파괴력 반감

2014.07.31 21:55 입력 2014.07.31 22:19 수정

투표용지 인쇄 시점 지나… 동작을 기동민 후보 사퇴 무효표 상당수 차지한 듯

과정 생략된 ‘묻지마 연대’ 오히려 보수 결집 역효과

7·30 재·보선에서 야권 단일화의 힘은 크게 발휘되지 못했다. 야권은 수도권 최대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병(팔달), 수원정(영통) 등 3곳에서 단일화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성과는 수원정 한 곳 승리에 그쳤다.

단일화의 파괴력이 반감된 것은 ‘골든타임’을 놓치고 뒤늦게 성사된 단일화 시점의 문제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과정의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시기적으로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시점인 지난 21일 이후 단일화가 성사됐다.

서울 동작을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사전투표 하루 전날인 24일 후보직을 사퇴했고 정의당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를 이뤘지만 이미 투표용지는 찍힌 이후였다.

당선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노 후보의 득표수 차이는 929표로 나타났는데, 무효표가 1403표였다.

무효표 중 상당수가 투표용지에 찍힌 기 전 후보에게 돌아간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왔다.

단일화 방식도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 있다. 양당의 후보가 서로 협의를 거쳐 결과를 도출한 것이 아니라 특정 후보의 일방적인 사퇴를 통해 단일화에 이르게 됨으로써 효과가 크지 못했다는 평가다.

현실적으로 여당은 한 명의 보수 후보로 결집한 반면 다수의 야권 후보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야권으로서는 단일화가 선거에서 투표의 분열을 막는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이른바 ‘선거연대’가 이뤄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번 선거 수도권 유일의 야권 생존자인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의 경우도 정의당 천호선 후보의 사퇴가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자칫 야권 단일화가 과정은 생략된 ‘묻지마 연대’식으로 흐를 경우 오히려 보수층을 결집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단일화만 하면 이긴다’는 정치공학적 시각 또는 이벤트적인 접근을 지양하고 야권의 정책 방향과 정치노선에 대한 토론 등 근본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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