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미 압박용’ 미사일 발사 조짐

2009.02.03 18:12 입력 2009.02.03 23:38 수정
박성진기자

국방부 “원통형물체 무수단리 이동 포착”
미 본토 도달 가능한 대포동 2호로 추정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등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 ‘대미 압박용’ 미사일 발사 조짐

국방부 관계자는 3일 “한·미 정보당국이 최근 위성을 통해 평안북도의 한 군수공장에서 ‘원통형 물체’로 추정되는 부품을 실은 열차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대포동 시험장으로 향하는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물체를 사정거리 4300~6000㎞인 대포동 2호 장거리미사일(ICBM)로 추정하고 있는 정보당국은 발사대에 장착하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북한이 1~2개월 내에 발사 준비를 마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전면 군사대비태세 돌입’ 성명과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정치·군사합의사항 무효’ 성명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정부당국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군사위성에 노출될 수 있는 시간대에 미사일 관련 설비를 이동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시험하고 장거리미사일 문제도 대미 협상 카드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북측이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후 그들이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미측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과 사거리 340~550㎞의 스커드미사일 등을 놔두고 굳이 미국 알래스카나 하와이는 물론 본토 서부지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대포동 2호를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전술’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 미사일에 핵탄두가 장착되면 미국이 북한 핵공격의 직접적인 타깃이 된다는 점에서 북측은 한·미가 우려한 ‘나쁜 시나리오’를 통해 미국을 북한이 원하는 협상테이블에 앉히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2006년 7월에도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실험에 이어 10월 핵실험을 감행, 북한과 양자회동을 피해오던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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