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성공단 정상화 의지 안 보여”

2013.07.29 23:08

입주기업들 “공단 볼모 정치쇼”… 대정부 투쟁 논의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업체들은 정부가 북한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회담을 제의한 것을 두고 “개성공단을 볼모로 한 정치쇼”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기정사실화하고 기업들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이다. 입주기업들 사이에서는 개성공단을 포기하고 다른 살길을 찾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123개 입주기업 대표들로 구성된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지난 28일 가진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 내용을 공유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류 장관을 만난 8명 모두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는 분위기를 느꼈다”며 “최후통첩은 사실상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협박”이라고 말했다.

<b>심각한 입주기업인</b>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내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입주업체 간담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심각한 입주기업인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내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입주업체 간담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20여명은 “개성공단을 정상화할 의지가 없는 것은 북측이 아니라 우리 정부”라며 1인시위와 단식투쟁, 삼천배 등을 통해 대정부 투쟁을 할 것을 제안했다.

한 입주기업인은 지난 25일 열렸던 6차 남북실무회담 합의서 초안을 거론하며 “북측은 가장 중요한 재발방지 부분에 대해 ‘향후 정세 영향 없이 공업지구 정상운영을 보장하고 그에 저해되는 일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아예 (북측더러) 반성문을 써오라고 한 것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을 면담한 한 입주기업인도 “류 장관은 ‘북측의 진정성이 없으면 개성공단은 폐쇄’라고 말했다”며 “기업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었더니 ‘리스크를 예상하지 못하고 공단에 들어갔느냐’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기업인은 “재발방지와 진정성은 (남한 측의) 명분일 뿐 이참에 공단폐쇄라는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을 대체할 해외 생산기지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한 기업인은 “쉬쉬하고 있지만 ‘개성공단은 희망이 없다’면서 동남아시아 쪽으로 활로를 찾거나 자구책을 찾는 업체가 많다”며 “다시는 개성공단으로 안 돌아가겠다고 하는 기업인도 여럿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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