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고위인사 ‘용인땅’ 연루의혹

2003.06.01 22:20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의 ‘용인땅 개발’ 구상이 지난해 대선 이후 본격 추진돼 이씨가 사업과정에서 후원회장이라는 신분을 이용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청와대가 ㅅ산업개발의 실제 소유주라고 밝힌 윤동혁씨와 민주당 경기도지부 간부인 박모씨 등이 용인 땅 개발 추진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본지 확인결과 이씨는 지난해 12월26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주공에 수용되지 않은 자연녹지 지역을 위해 폭 15m의 도로를 개설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위원회는 한달후인 올해 1월27일 “별도의 진입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정을 주공측에 보냈다. 이씨와 이씨 형제들 소유인 10만여평의 땅이 경기도가 올 1월22일 용인시의 도시관리계획을 최종 승인하면서 복지시설 개발이 가능한 자연녹지로 지정된 사실도 확인됐다.

진입로 개설과 관련, 국민고충처리위는 1월초 현장실사를 했으며 이씨의 17년 지인이며 ㅅ산업개발의 실질적 대표인 윤동혁씨가 이씨를 대리해 일을 진행시켰다. 주공 관계자는 “이씨의 대리인이라며 윤모씨가 현장실사에 나왔다”며 “윤씨는 자신을 ㅅ산업개발 회장이라고 소개했고 명함도 줬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동혁씨는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안산에 왔을 때 지원유세를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지부 간부인 박모씨와도 평민당때부터 잘 아는 사이인데 왜 그 사업(실버타운)에 뛰어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안산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씨는 평소 ‘우리 아버지(이기명 회장)가 노대통령과 친하다’고 말하고 다녔다. 박씨도 ‘여권 핵심 실세가 (실버타운) 허가를 내줄 것’이라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진입로 개설 노력 등은 땅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경제활동”이라며 “본질은 이씨가 지위를 이용해서 개발이익을 얻으려 했는지 여부이나 이는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중근·한동훈기자 harub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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