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정국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와 경쟁 구도였던 박근혜 전 당 대표에 대해 여성이라는 점이 경선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리크스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서울발 미국 비밀 외교전문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2007년 1월 12일 본국에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이라는 제목으로 각 당의 후보들의 면면과 판세를 보고했다.
미 대사관은 여기에서 박 전 대표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소개했다. 이어 1960·70년대 한국의 경제적 성공이 호의적으로 기억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은 이점이지만 여성이라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대사관은 당시 이명박 후보 경선캠프 ‘안국포럼’의 조직특보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2006년 10월 9일 북한 핵실험 이후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를 부분적으로는 박 전 대표의 성별 탓으로 분석한다고 보고했다. 이어 한국 유권자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터무니 없는 행동에 맞서려면 남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박 전 차관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미 대사관은 또 박 전 대표와 경쟁을 벌였던 손학규 당시 경선 후보에 대해서도 ‘지식인들이 선호하는’ 후보로 평가하면서도 경기도지사에서 퇴임한 이후 출마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로선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