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하태경 등 공개 발언서 “본인이 결단 내려야”
민주당도 “국민 공분”…배현진 “청문회 지켜봐달라”
국민의힘에서 18일 자녀들의 의대 편입 특혜 등 논란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정 후보자 본인은 인사청문회까지 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에서는 정 후보자 낙마는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32)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국민들이 정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며 “적극적인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자녀의 편입 과정과 정 후보자가 걸어온 길을 보면 국민의 일반적 눈높이에서 바라볼 때 쉽게 납득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해충돌 논란이 벌어진 것만으로도 공정을 바랐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조국 사태를 떠올리게 할 수 있다”며 “정 후보자는 거취에 대해 직접 결단해달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은 굉장히 억울할 수도 있는데 억울하더라도 자진사퇴해주시는 게 맞다”며 “대신에 철저하게 수사요청을 해서 결백을 입증하면 명예회복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당선인 대변인을 하다 경기지사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이 이 사안을 보는 눈높이를 감안해야 한다”며 “잘못이 드러날 경우 ‘내로남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봐달라”고 엄호했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 원칙에 대해서는 양보가 없는 분”이라며 “도덕성이나 국민정서상 얘기하는 것에 대해 윤 당선인이 잘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와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퇴가 늦어질수록 새 정부 국정동력 확보가 어렵고 지방선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 후보자 논란이 조기에 종식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 내부에서는 ‘명백한 잘못이라는 게 확인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도 있지만 ‘내로남불을 안 하기 위해 정권교체를 외쳤는데 문재인 정부와 다를 게 없다’는 의견도 있다”며 “기자회견에서 시원하게 해소가 안 됐는데 과연 청문회에서 해소가 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정 후보자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윤 당선인의 선택적 정의에 국민 공분이 갈수록 커진다”며 정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전날 정 후보자 의혹에 대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냐”고 말한 것을 거론하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팩트가 있어서 70여곳을 압수수색했나”라며 “수사도 안 하고 팩트가 없다고 하는 것은 친구니까 수사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