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벽' 못 넘고 경기지사 패배한 김은혜

2022.06.02 09:27 입력 2022.06.02 14:47 수정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 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강당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수원 | 성동훈 기자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 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강당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수원 | 성동훈 기자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51)가 고배를 마셨다. 최대 격전지로 불린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65)에게 석패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앞세워 후보가 됐고, 선거 내내 이를 부각했지만 민심의 벽을 넘어서진 못했다. 최초의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란 타이틀도 물거품이 됐다.

김 후보는 패배가 확실해진 2일 오전 7시25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의 과분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신 김동연 후보님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저는 졌지만,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께서 국민의힘에 보내주신 큰 지지를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 성공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여러분의 능력을 발휘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묵묵히 응원하고 돕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공천과 선거 과정에서 화려하게 조명받았다. 김 후보는 MBC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등을 거쳐 21대 국회 성남시분당구갑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입’으로 통했다.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을 지냈고, 대선 후 윤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다.

김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거물급인 유승민 전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윤심을 등에 입고 민심에서 앞섰던 유 전 의원을 당심에서 눌러 승리했다. 후보로 선출된 후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지지율이 상승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후보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며 경기지사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김 후보의 패배는 1차적으로 인물 경쟁력에서 김동연 후보에게 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부총리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김동연 후보와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유권자들에게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선거 막판 불거진 KT 채용 청탁 의혹과 재산 신고 누락은 악재로 작용했다. 강용석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강 후보와 단일화를 놓고 당내에서 잡음이 일었고, 강 후보는 완주했다. 강 후보는 재산 신고 누락 문제를 지난 23일 TV토론회에서 최초로 제기했고, 민주당이 이를 키우면서 선관위가 확인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김 후보가 당선됐다면 사상 최초 여성 광역단체장이란 기록과 함께 단숨에 대선 주자 반열에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후보는 패배했지만 향후 정치 행보는 열려 있다. 최대 격전지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서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고, 젊은 정치인에 속하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김 후보가 주요 당직을 맡거나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평가한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이나 정부 고위직에 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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