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화상으로 면담했다고 대통령실이 이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화상면담에서 머스크 CEO에게 한국을 기가팩토리 건설 후보지로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머스크 CEO에게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산업 생태계와 투자여건을 설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의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공장을 말한다. 미국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와 독일 베를린 등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최 수석은 “테슬라가 아시아 지역에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요청에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 및 기술 수준, 생산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머스크 CEO는 또 현재도 테슬라가 자율주행·인공지능 관련 분야에서 한국산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내년도 한국산 부품 구매금액은 올해 57억달러(약 8조원)에서 100억달러(약 13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꾸리고, 테슬라와 긴밀히 협력해서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발사 성공한 ‘누리호’를 언급하며 스페이스X와 한국 우주산업 기업들 사이 협력을 당부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스페이스X가 추진하고 있는 위성인터넷망 구축 사업 ‘스타링크’ 관련 언급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또 머스크 CEO에게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의 한국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최 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 방문 당시 B20 서밋 참석을 계기로 머스크 CEO와 대면할 계획이었지만, 머스크 CEO의 출장이 취소되면서 무산됐다. 이날 화상면담으로 발리 대면 계획을 대체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