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딸의 아버지들이여 페미니스트가 되라”

2016.08.05 21:40 입력 2016.08.05 22:36 수정

‘클린턴 지원사격’ 여성지에 기고

“성차별과 싸우는 게 남자의 책무”

임기말 지지율 54% ‘최고의 생일’

55세 생일을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의 축하를 받으며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캡처

55세 생일을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의 축하를 받으며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캡처

버락 오바마는 페미니스트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첫 미국 대통령이다. 오바마가 지난 4일 여성지 ‘글래머’에 ‘페미니스트라면 이래야 한다(This Is What a Feminist Looks Like)’는 글을 실었다. 이례적 여성지 기고는 미국 사상 첫 여성대통령을 향해 뛰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사격 하려는 목적이다.

오바마는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여성이었다”며 경험으로 페미니즘을 풀어냈다. 그를 키운 외할머니는 은행에서 일하면서 ‘유리천장’에 부딪혀 더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했고 어머니는 싱글맘으로 오바마를 키우며 인류학자로 일했다. 부인 미셸 오바마는 “바쁜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고투했다. 자신이 상원의원, 로스쿨 교수 일에 매달린 결과 “가정의 부담은 부당하게 미셸에게 더 많이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나 집이 있는 시카고와 상원 지역구 일리노이 사이의 먼 거리는 백악관에 들어온 뒤 단 ‘45초’로 줄었다. 관저 거실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오바마는 덕분에 “내 두 딸이 영리하고 멋진 여성으로 자라는 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가 페미니스트여야 할 이유는 이 두 딸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그는 두 딸이 경험할 일들이 할머니, 어머니, 부인의 시대보다 나을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오바마는 “두 딸의 아버지로서 성적 고정관념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더 잘 느끼게 된다”며 “여자 아이들은 외모와 행실, 사고방식에서까지 엄청난 압력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성차별과 싸우는 것이 아버지로서 배우자로서, 남자친구로서 남자들의 책무”라며 소녀들은 얌전하게 소년들은 적극적으로 키우는 태도, 상습적 성희롱을 방관하는 태도, 기저귀를 갈아주는 남성을 축하하고 전업주부 남성을 낙인찍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오바마는 “미셸과 난 우리 딸들이 성별이나 인종 때문에 부당하게 대우를 받거나 다른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면 목소리를 내라고 가르쳤다”며 “아빠가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그 딸들이 모든 남성이 그러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일 55세 생일을 맞은 오바마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임기 마지막 해인데도 이날 CNN이 발표한 지지율에서 54%를 기록해 재선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오바마의 지지율은 2009년 대통령 취임 후 65%까지 올랐다가 집권 2기 첫해 40%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경제 수치가 회복되고 쿠바 방문, 이란 핵합의 등 외교성과를 홍보하면서 올해 3월 이후 50% 선을 회복했다. 오바마의 인기는 클린턴의 대권 도전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는 여름휴가를 하루 앞둔 5일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생일파티를 열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트위터에 “55번째 생일을 축하하네. 버락! 나의 형제이자 영원한 최고의 친구여”라고 적고 ‘조’와 ‘버락’이 새겨진 매듭 사진을 올려 우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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