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에 만일은 없다. 참 모습은 최선을 다하는 것”, 이한열 열사 일기 등 공개

2021.06.08 13:26

1987년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 열사의 고교시정 일기장. 국가기록원 제공

1987년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 열사의 고교시정 일기장. 국가기록원 제공

‘(생략)…더욱 더 힘을 길러 강국이 돼야겠다는 굳은 결의가 나의 가슴을 스쳐갔다. 역사 속에 만일이란 있을 수 없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 열사는 고교시절에 쓴 일기장에 이렇게 다짐했다. 노트 맨 앞장에 ‘My Life’라고 적은 그의 일기장에는 학생으로서의 평범한 일상뿐만 아니라 삶과 세상에 대한 진지함과 다짐,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 등이 잘 나타나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이 열사의 생애기록 등 38건을 복원해 온라인에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복원된 기록은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품들로 이 열사의 고교 시절과 87년 6월 항쟁 관련 기록들이다. 이 열사의 일기, 어머니의 글 등은 온라인으로 처음 공개된다.

이 열사는 겨울방학기간인 1982년 12월 31일 일기장에 ‘17세의 이 나이에 나는 과연 무엇을 남겼는가…. 나의 생각 나의 사상은 점점 어떤 확고한 가치관을 통해서 한발 한발 나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며 한 해를 되돌아봤다.

‘도산 사상’이란 책을 읽은 후에는 ‘성실이란 두 글자가 내 마음을 몹시 흥분하게 했다…(중략) 인간은 모든 일에 완전할 수 없다. 인간의 참 모습은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또 한층 노력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들이다’고 적었다.

국가기록원이 복원해 공개한 1987년 명동성당 시위 모습. 국가기록원제공

국가기록원이 복원해 공개한 1987년 명동성당 시위 모습. 국가기록원제공

이 열사 어머니의 글에는 위독한 상황을 전달받은 순간부터 중환자실에서 임종을 맞이하기까지 겪었던 비통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우리는 떨리는 걸음으로 중환자실 문으로 들어갔다. 우리 한열이가 왜 그래요…(중략)27일 동안을 말 한마디 못해 보고 한열이는 7월 5일 2시 5분에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1987).

6월 항쟁과 관련한 기록에는 사인이 최루탄 피격임을 밝히는 ‘부검결과 이물질 규명 중간보고’ 기록도 포함돼 있다. 명동성당 시위 현장, 이 열사 영결식 모습 등 관련 사진도 다량 복원됐다. 복원된 기록들은 지난해 5월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국가기록원에 복원 지원을 요청해 올해 2월 중순부터 약 3개월에 거쳐 완성됐다.

국가기록원은 기록물의 훼손상태를 정밀진단해서 클리닝과 오염제거, 결실부 보강, 중성화 처리를 통해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 누리집에서 원문을 볼 수 있다. 향후 이한열기념사업회, e-뮤지엄에서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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