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의 폭로 ‘오바마의 리스크’로

2010.07.27 18:36 입력 2010.07.28 01:32 수정

백악관 긴급 진화 불구 추가공개땐 파장 확산

“부시 전쟁이 그의 것 됐다” 행정부내 좌절감 팽배

의회에 전비요청 부담… 11월 중간선거에 악재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위키리크스의 기밀문서 폭로가 가져올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연방법 위반을 언급하며 파문 차단에 나섰지만 향후 아프간전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위키리크스는 추가 기밀 폭로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위키리크스 기밀문서 공개에 대해 “이는 연방법 위반으로, 현재 수사의 대상이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기밀 공개는 충격적”이라면서 “아프간 주둔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고, 군의 기밀유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건의 내용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 아프간 전략이 변경되기 이전에 일어난 일”이라며 이번 문서 공개가 오바마 행정부와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미 국방부도 기밀 누출자 색출에 나서는 한편 폭로된 기밀들이 가져올 잠재적 위험에 대한 분석작업에 돌입했다.

백악관의 파문 확산 차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 내부는 좌절감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의회와 국민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다”는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행정부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폭로가 향후 아프간전에서 파키스탄의 협력을 얻어내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관리는 “이제 모든 것이 공개됐다. 기밀 공개로 우리는 파키스탄에 도와달라고 말하기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간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의회의 태도를 감안하면 오바마 행정부에 미칠 파장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파키스탄에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돈과 정보가 탈레반을 돕는 데 사용된 것이 밝혀진 이상 의회의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27일로 예정된 미 하원의 아프간 전비 지원에 관한 법안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면서 오는 연말까지 아프간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오바마 행정부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가 의회를 설득하지 못할 경우 주둔군 축소라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프간에 군을 파견한 다른 국가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보 공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경우 그동안의 협력관계에 손상이 갈 수도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로를 계기로 아프간전은 ‘부시의 전쟁’에서 ‘오바마의 전쟁’이 됐다고 지적했다. 미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줄리안 젤리저 교수는 AFP통신에 “이번 공개는 부시의 문제를 오바마의 것으로 만들었다”면서 “오바마는 자신을 그것으로부터 분리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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