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철군 ‘펜타곤 문서’와 비슷

2010.07.27 18:23 입력 2010.07.27 18:28 수정

‘아프간 문건’ 폭발력은?

‘2010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기밀문서 폭로 사건’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국 BBC 방송은 26일 미국 역사에서 정치 스캔들을 촉발했던 폭로사건들을 소개했다.

베트남 철군 ‘펜타곤 문서’와 비슷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은 정치적 파장도 컸지만 ‘내부고발자’의 영향력을 보여줬던 사건이다. 당시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가 워터게이트 사건의 비밀을 알려준 익명의 제보자를 ‘딥 스로트(deep throat)’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딥 스로트는 내부고발자의 또 다른 명칭이 됐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아프간전 기밀문서는 1971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베트남 전쟁에 관한 비밀문건인 ‘펜타곤 문서’에 비유되고 있다. 펜타곤 문서는 베트남전이 명분 없는 전쟁이란 여론을 확산시켰고, 이는 닉슨 행정부가 베트남에서 철수하는 계기가 됐다.

2004년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자행된 미군의 포로학대 사건은 전 세계적인 반미시위를 촉발했다. 미군은 수감자들에게 정보를 빼내기 위해 고문과 성적 학대를 일삼았는데, 이를 최초 폭로한 조지프 다비 상병은 동료로부터 벌거벗은 포로 등 학대 사진을 담은 CD를 건네받고 분노에 차 이를 세상에 알렸다. 2005년 뉴욕타임스는 미 국가안보국(NSA)이 불법 도청을 감행해온 것을 폭로했고, 조지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 감시 프로그램이란 명분 아래 진행한 도청들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아프간전 기밀문서 폭로가 펜타곤 문서에 견줄 만큼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펜타곤 문서와 달리 아프간전 기밀문서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보도되었던 내용이 확인된 차원인 데다가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아프간 전략을 발표하기 이전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펜타곤 문서 폭로자인 대니얼 엘즈버그는 영국 가디언지에 “이번 기밀문서가 펜타곤 문서에 버금가는 것”이라면서도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졌다.

엘즈버그는 이번 폭로를 2003년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소속 캐서린 건의 폭로와 비유했다. 캐서린 건은 이라크전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미 NSA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외교관의 동태파악을 위해 불법 도청 등을 전개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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