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독 잇는 가스관 3개서 연이어 가스 누출…“고의 파손 가능성”

2022.09.27 22:03

독일 루브민에 위치한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루브민에 위치한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발트해 해저관 3개에서 하루 동안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르트스트림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이날 노르트스트림의 3개 해저관에서 “전례 없는” 손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웨덴 해상교통당국도 이날 노르트스트림-1에서 2건의 누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덴마크 해상교통당국은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 누출이 확인됐다면서 인근 해역에 선박들의 진입을 금지했다. 노르트스트림 AG는 “가스관 3개가 같은 날 동시에 가스 누출이 발생한 전례가 없다”면서 “가스관 시스템이 언제 복구될지는 아직 추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가스 누출로 인한 영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두 가스관은 현재 가동되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엔 가스가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트스트림-1의 경우 각각 연간 275억㎥의 공급 용량을 가진 2개의 가스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지난 8월부터 가동이 무기한 중단됐다. 노르트스트림-1에 이어 독일에 추가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해 완공됐지만,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독일이 가스관 운영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러시아와 서방은 단순 사고가 아닐 것이라며 서로를 의심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는 전체 대륙의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며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 말했다. 그는 이번 누출 사고가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탓이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하며 여지를 남겼다.

반면 서방은 러시아가 대러 제재에 반발해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계속 줄여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러시아가 이번 사고에 의도적으로 개입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덴마크 에너지 당국은 “많은 양의 가스가 누출되고 있다. 작은 균열이 아니라 엄청나게 큰 구멍이 났다”며 “앞으로도 수일간 누출이 계속될 것”이라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해당 사고가 사보타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독일 관리들도 유출 사고가 유럽의 가스 인프라에 대한 “표적 공격”의 결과일 수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번 유출 사고가)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와 관련된 사보타주 행위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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