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앙된 중동…“미국과 이스라엘에 분노를 보여주겠다”

2017.12.07 15: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6일(현지시간), 이에 항의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모여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 등을 태우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6일(현지시간), 이에 항의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모여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 등을 태우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견을 열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했다. 미 국무부는 주 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기로 했다. 중동은 거세게 반발했다. 중동 각국의 거리에는 미국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대로 가득찼다. 팔레스타인 내 이슬람 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6일부터 사흘을 ‘분노의 날(days of rage)’로 지정한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분노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중동 각국의 반응이다.

■팔레스타인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영원한 수도”

6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인정한 뒤, 무하마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텔레비전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을 팔레스타인 나블루스의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나블루스|EPA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인정한 뒤, 무하마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텔레비전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을 팔레스타인 나블루스의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나블루스|EPA연합뉴스

무하마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미국의 결정을 비판했다. 아바스는 현지 방송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며 지난 수십년 간 미국이 해온 평화 협정의 후원자로서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국가의 영구적 수도는 예루살렘”이라고 강조한 뒤 조만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도 알자지라에 트럼프의 결정이 “극악한 침략”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또 “이 결정은 계산되지 않는 도박”이라며 “미국의 결정은 평화 협상의 공식적인 종식을 의미한다”고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요르단 “예루살렘은 평화와 안정 위한 열쇠”

요르단 왕실 또한 성명을 내고 “압둘라 국왕은 미국의 결정이 중동 지역의 안전과 안정에 위험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왕은 또 대사관 이동이 무슬림과 기독교인의 감정을 격앙시킬 것이라며 “예루살렘은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팔레스타인 사람과 역사적 권리 지지”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도 미국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을 두고 “항구적인 협상에 이르기 전 예루살렘 사태에 대한 미국의 발표는 평화 회담을 방해하고 지역 내 긴장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 국영통신사인 SPA는 “사우디 왕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그들의 역사적 권리를 지지한다”며 “이같은 위험한 조치는 위대한 예루살렘과 알 악사 사원(이스라엘에 위치한 사원)에 대한 전세계 무슬림의 격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시리아 외교부는 “대사관 이전은 팔레스타인을 강탈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추방하는 범죄의 정점”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미국의 대사관 이전은 미국의 무능과 실패 탓”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집트

6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민들이 수도 카이로 시내에 모여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결정에 항의하고 있다. 카이로|EPA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민들이 수도 카이로 시내에 모여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결정에 항의하고 있다. 카이로|EPA연합뉴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즉각 성명을 내고 “중동의 평화를 깰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경고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집트 대통령은 국제 기준과 유엔 결의안의 틀 안에서 예루살렘의 법적 지위를 지키겠다는 이집트의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성명서는 밝혔다.

■터키

미국의 공식 발표 하루 전인 5일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단교까지 고려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루살렘은 무슬림에겐 넘지 말아야 하는 ‘레드라인’”이라며 “이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미국에 다시 한 번 애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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