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사연에 직접 나선 BBC 라디오의 '호모포비아' 실험

2015.01.12 15:42 입력 2015.01.12 15:52 수정

이언 리와 저스틴 딜리가 진행하는 영국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닉’이라는 익명의 청취자가 전화로 사연을 보내왔다. 영국 런던 북쪽 도시인 루턴에 살고 있는 23살 청년 닉은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혔다. 그는 “기차에서 연인과 손을 잡고 있었단 이유만으로 ‘호모포비아’ 행인으로부터 모욕을 당했다”고 하소연을 했다.

사연을 들은 리와 딜리는 동성애에 대한 영국 시민들의 실제 의식 수준이 어떤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직접 실험해보기로 했다. 그들은 평범한 동성 커플인 척 다정하게 손을 잡고 루턴 시내를 활보하면서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고 인디펜던트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길을 걷던 한 아버지는 두 남성의 꼭 잡은 손을 보자마자 아이를 더러운 것에서 보호하려는 듯 “얘야, 이리온”이라며 아이를 다른 쪽으로 끌고 갔다. 그런가하면 한 어머니와 10대 아들은 두 남성에게 분명히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어휴”라고 한심하다는 탄식을 내뱉었다. 리와 딜리는 그 소리를 듣고 모자에게 다가가 동성애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물었다.

10대 청소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동성애는 역겹다고 생각해요. 그건 잘못된 행위예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어머니 역시 “동성애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내 앞에서 그런 풍경을 보고 싶지는 않아요. 특히 이 루턴시에서만큼은요”라고 거들었다.

리는 “이번 실험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면서 “만약 내가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다녔어도 사람들이 그런 시선으로 날 쳐다봤을까. (생각보다 심한 편견 때문에) 많이 놀라고,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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