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코로나19 우한연구소 기원설 회의적"

2020.05.05 13:07 입력 2020.05.06 10:33 수정

중국 후베이성 우한바이러스연구소(중국과학원우한병독연구소)

중국 후베이성 우한바이러스연구소(중국과학원우한병독연구소)

미국 주도로 결성된 영어권 5개국 정보기관들의 네트워크인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기원했다’는 미국 주장에 회의적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가까운 동맹국마저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추측성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증거가 있다면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4일(현지시간)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아이즈 5개국 가운데 호주와 영국, 캐나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백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전날 포린폴리시에 코로나19 우한연구소 기원설에 관해 “여전히 확고한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실은 “이 바이러스의 유래와 확산에 관해 답해야 할 질문들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유래와 확산에 관해 의문점이 없지는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한 것처럼 우한연구소 기원설을 뒷받침할 명백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포린폴리시는 지적했다.

호주 정부 당국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5%에 불과하다면서 좀 더 직설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정부는 중국 정부가 밝힌 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가 우한의 수산물시장에서 시작됐다고 믿는다고 했다.

미국 CNN방송도 서방국가 외교관 및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파이브아이즈 국가들과 공유한 정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보다는 수산물시장에서 유래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서방국가 외교관은 “바이러스는 자연적으로 발생했으며 인간의 감염은 인간과 동물의 자연스러운 접촉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파이브아이즈에 속한 국가의 한 당국자는 미국이 관련 첩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강조한 신빙성의 수준은 다른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의 평가와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호주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전날 15쪽짜리 문건을 제시하면서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이 코로나19 우한 연구소 유래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문건은 파이브아이즈 네트워크에서 생산된 첩보가 아니라 인터넷 등에 공개된 자료를 짜깁기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영국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 WHO 마이클 라이언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아무런 증거도 받지 못했다”면서 미국 주장을 “추측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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