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부서 ‘코로나19 반중정서 톈안먼 사태급’ 경고”

2020.05.05 14:07 입력 2020.05.06 10:34 수정

사진 인민일보 웨이보 캡쳐

사진 인민일보 웨이보 캡쳐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에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 못지않은 반중 감정이 확산될 수 있다는 내부 보고서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미·중 간 무력 대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싱크탱크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이 지난달 초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시진핑(習近平) 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반중 정서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판단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건이다. 이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와 기술 이전을 제한하는 등 대중국 제재에 나섰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반중 정서가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인프라 투자 사업에 대한 저항을 부채질할 수 있으며 미국이 역내 동맹국에 대한 재정·군사적 지원을 강화해 아시아 안보 상황이 더 불안해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경제 및 국가안보 위협이자 서구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고 애쓰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반중정서의 물결에 직면해 있고, 두 강대국(미·중) 사이의 무력 대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보고서 실물을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라 보고서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취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보고서 내용에 대한 질문에 “관련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이 통신은 “보고서 속 평가가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얼마나 반영하고, 중국의 정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며 “그러나 이 보고서 발표는 중국이 해외 투자와 안보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중 정서의 확산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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