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노벨상 남성편중 비판…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성별할당제 안할 것”

2021.10.12 17:39 입력 2021.10.12 17:43 수정

2021 노벨 평화상을 받은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11일(현지시간) 필리핀 타기그에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타기그|AP연합뉴스

2021 노벨 평화상을 받은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11일(현지시간) 필리핀 타기그에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타기그|AP연합뉴스

각 분야별 세계 최고 공로자에게 주는 노벨상의 수상자가 남성에 편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제기됐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할 때 성별 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추후에도 성별이나 인종에 따른 할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AFP통신은 11일(현지시간) 올해 노벨상을 수상한 남성은 12명이지만, 여성 수상자는 평화상을 받은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 1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레사는 탐사보도 언론사 래플러를 공동설립하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정권의 권위주의를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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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뿐 아니라 1901년 노벨상이 처음 만들어진 이후로 여성 수상자 비율은 매우 낮았다. 지금까지 단체를 제외하고 개인에게 수여된 노벨상 947개 중 여성의 몫은 59개에 불과했다. 마리 퀴리가 1903년 물리학과 1911년 화학상을 중복 수상해 노벨상을 받은 여성은 58명이다.

여성 수상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은 해도 많았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했던 2010년 이후에도 2012년, 2016년, 2017년 세해 동안 여성 수상자가 없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역대 여성 수상자가 4명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가 유전체 편집 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공동수상했는데, 남성 동료가 포함되지 않은 여성 2명이 노벨과학상을 공동 수상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밖에 미국의 시인 루이즈 글릭이 문학상을, 미국 물리학자 앤드리아 게즈가 물리학상을 받았다.

올해까지 분야별 노벨상 여성 수상자는 물리학 4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12명, 문학상 16명, 평화상 18명, 경제학상 2명이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성비를 나타낸 그래프. 블룸버그통신 홈페이지 캡쳐

역대 노벨상 수상자 성비를 나타낸 그래프. 블룸버그통신 홈페이지 캡쳐

노벨상 수상 분야인 자연과학이나 경제학에 여성 전문가 수가 부족해 노벨상 성비 편중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란 K 한손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은 서유럽과 북미 지역 자연과학 교수 여성 비율이 10% 미만이며 동아시아로 가면 그 비율이 더욱 낮아진다고 밝혔다. 피터 프레드릭슨 경제학상위원장도 “경제학상 수상자 중 여성의 대표성은 우리가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는 문제”라며 “이는 아마 역사적으로 경제학 분야에서 여성의 낮은 대표성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간 노벨상에 여성과 인종 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됐다. 미국 예일대 이와사키 아키코 면역생물학 교수는 “연구실에 들어가 교수직을 획득하고, 여러 상을 받는 등 노벨상을 받기 위한 모든 단계에서 여성들이 불리하다”고 예일뉴스에 말했다.

한손 사무총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성 수상자가 적고 이는 사회의 불공정한 조건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도 “알프레드 노벨 유언에 따라 성별이나 인종 할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성별할당제 도입에 한번더 선을 그었다. 대신 노벨상 수상자 후보를 선정하는 위원회에 여성 비율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스웨덴 왕립과학원 화학·물리학·생리의학위원회와 경제학·문학·평화 분야 위원회 위원 42명 중 여성은 11명이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한 스웨덴의 발명가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고 있다. 매년 총 6개 부문(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의학, 평화, 경제학)에 대한 수상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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