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만 현상 변경 반대"···시진핑 "불장난하다 타 죽는다"

2021.11.16 18:03 입력 2021.11.16 18:23 수정

미·중 정상 ‘3시간 마라톤’ 회담

대만 문제 등 쟁점 입장차 확인

소통·충돌 방지 필요성엔 ‘공감’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왼쪽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스크린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총 194분에 이르는 첫 화상 정상회담을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왼쪽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스크린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총 194분에 이르는 첫 화상 정상회담을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첫 정상회담을 열고 대만 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차를 확인했다. 다만 두 정상은 양국 간 소통 강화와 충돌 방지 등 전략적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미국 시간·중국 시간 16일) 각각 백악관과 인민대회당에서 194분에 걸쳐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과 국제 이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백악관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대만해협에 걸쳐 현상을 변경하거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만약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돌파하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라고 경고했다. 또 “대만 당국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고, 미국 일부 인사들이 대만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정세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위험한 불장난을 하는 것이며,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장 위구르와 티베트, 홍콩에서 중국의 관행과 인권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경제 관행으로부터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미 경제무역의 본질은 상호 공영”이라며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고 쌍방이 ‘큰 협력의 케이크’를 만들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에서 미·중 양국의 역할이 중요하고 국제적 에너지 공급난 해결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라며 “기후변화 대응과 민생 보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 지역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관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적 위험 관리 필요성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경쟁이 갈등으로 변하지 않고 소통 라인을 유지하기 위한 상식의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의 체제 전환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을 반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국과 미국은 바다를 항해하는 거선 두 척”이라며 “풍랑 속에 같이 나아가기 위해 양국은 키를 꼭 잡고 항로 이탈이나 속도 상실, 충돌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공존을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과 상생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두 정상은 가드레일 설치를 통해 미·중 경쟁을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것이 오늘 회담의 주제”라며 “몇몇 지점에서는 정상의 견해차가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오늘의 회담은 일종의 근본적인 출발점”이라며 “우리는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지 않았다. 미·중이 공개된 소통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두 정상이 3시간이 넘는 화상 회담에서 긴장 완화를 시도했다”면서 “국제무대에서 가장 중요하고 빈번히 요동치는 관계의 열기를 낮추려고 결심한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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