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화씨 5·18 참배 “전두환씨가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2005.06.02 18:11

이덕화씨 5·18 참배  “전두환씨가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덕화씨와 MBC 신호균 책임 프로듀서, 임태우 프로듀서 등 ‘제5공화국’ 제작진은 2일 광주 국립 5·18 묘지를 찾아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했다. 오후 3시10분쯤 검은 양복,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묘역에 도착한 이덕화씨는 방명록에 “5월 영령들의 염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라고 서명했다. 이어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5·18 민주항쟁 추모탑에 헌화했다. 또 5·18 당시 최초의 희생자였던 김경렬씨, 항쟁지도부였던 윤상원씨와 그와 영혼결혼식을 올렸던 박기순씨,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관현씨, 6·10 항쟁 당시 숨진 이한열씨 등의 묘역을 둘러봤다.

이덕화씨는 “드라마 시작 전에 진작 찾아 영령들에게 인사를 드리며 ‘제가 전두환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하고 말했어야 도리였다”며 “내가 ‘본인’(전두환)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또 이씨는 “5·18 진압세력의 후예인 신한국당에 한때 몸담았던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 뒤 “정치엔 다시 뜻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1일 오전 전두환씨가 대전국립묘지를 찾아 12·12 쿠데타 주역인 유학성씨 등의 묘소를 참배한 것에 대해서는 “갈 데를 가야지, 딴 데만 돌아다니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진실한 반성은 잘못된 것에 대해 자기부정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 일고 있는 드라마의 ‘전두환 미화 논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군복이 잘 어울려서 그렇게 보인 것 같다”며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본다면 전두환씨에게 좋지 않은 내용이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묘역 참배를 마친 이씨는 마지막으로 “(독재에 항거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는 것을 보니) 세계 어느 시민도 이렇게 위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제5공화국’은 5·18 당시 상황을 찍기 위해 시민군 역할을 할 자원자 100명을 모집한 상태. MBC는 “광주 시민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광주|김정섭기자 lak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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