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자금 관리한다"며 30억원 사기친 일당 검거

2015.10.29 14:12 입력 2015.10.29 14:15 수정

청와대 직원을 사칭하며 37억원의 돈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 중에는 타인의 삶을 동경하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리플리 증후군’ 증세를 보이는 여성도 있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국가비밀단체를 빙자하며 돈을 받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모씨(59), 또 다른 김모씨(65), 안모씨(43·여)를 구속하고 이모씨(40)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강남, 여의도 일대에서 국가비밀기관, 고급 투자 정보 등을 명목으로 사기 범행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네트워크 형태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역할을 나누고 피해자를 물색하거나 범행수법을 모방하는 등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59) 등은 2012년 4월 서울 서초구에서 “국가비밀기관인 ‘창’이 보관하고 있는 1kg짜리 금괴 60개를 싼 값에 매입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기업 고위직 간부 등으로부터 32억6000만원을 받았다. 김씨 등은 “‘창’은 창고의 약자로, 일제 때 일본인들이 국내에 두고 간 자금과 역대 정권의 해외 비자금 등을 비밀리에 관리한다. 엄청난 보물과 현금, 금괴가 있다”고 속였다.

또 다른 김씨(65)는 지난 8월 서울 강남구에서 “비밀기관 ‘창’의 자금관리책이다. ‘창’에서 금괴를 처분하는데 엔화가 필요하다. 투자하면 5억원을 주겠다”고 거짓말을 해 일본인들로부터 1700만엔(한화 약 1억60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자신을 전직 대통령의 숨겨진 아들이라고 속이기도 했다.

안씨 등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에서 미모의 국제자산관리사라고 사칭하면서 “고급투자 정보를 주겠다, 몽골의 광산투자, 소련의 원유 수입사업에 자금이 필요하다”고 회계사 등 피해자들에게 2억원을 받아 빼돌렸다. 안씨 등은 2013년 9월 “이씨 황실재단, 종교 재단의 자금관리인으로 650억원을 대출해주겠다”는 거짓말로 피해자로부터 2억90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씨는 경찰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타인의 삶을 동경하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인격장애인 리플리 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세의 일환으로 안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미모의 여성사진을 올려 피해자들의 호감을 얻거나 확신에 찬 거짓말로 정보력을 과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안씨의 주거지는 정상인의 생활공간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쓰레기가 많았으며 이는 열등감으로 인해 불안증세가 저장강박으로 표출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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