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취재기자 피격 사망…들끓는 팔레스타인

2018.04.08 17:00 입력 2018.04.08 23:13 수정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망한 기자가 총격 당시 ‘프레스’라는 문구가 적힌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스라엘군이 과잉 진압을 했다는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팔레스타인 언론인 야세르 무르타자의 장례식에서 조문객들이 그의 시신에 손을 대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무르타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안장벽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의 유혈 충돌을 취재하던 도중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당했고, 다음날인 7일 새벽 결국 사망했다.  가자|AFP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팔레스타인 언론인 야세르 무르타자의 장례식에서 조문객들이 그의 시신에 손을 대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무르타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안장벽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의 유혈 충돌을 취재하던 도중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당했고, 다음날인 7일 새벽 결국 사망했다. 가자|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언론인 야세르 무르타자(30)는 이날 가자지구 남부 보안장벽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 간 유혈충돌을 취재하던 중 옆구리에 총격을 당했다. 보안장벽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 ‘프레스’라고 적힌 방탄조끼를 입은 상태였다.

현장에는 검은 연기가 자욱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의 조준 사격을 방해하기 위해 타이어를 태웠기 때문이다. 무르타자의 동료 샤디 알 아사르는 그가 ‘더 좋은 장면을 찍기 위해’ 검은 연기 속으로 들어갔다고 영국 가디언에 전했다. 그는 피격 직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다음날 새벽 결국 숨을 거뒀다.

비무장 상태의 언론인까지 총격을 당하면서 이스라엘군은 ‘과잉 대응’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경없는기자회는 7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이 기자들을 향해 의도적인 총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고의 발포는 아니었다”며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무르타자 외에도 5명의 기자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번 시위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조직된 “테러행위”라고 규정하며, 이와 연루된 이들에게만 포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무르타자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론으로 촬영한 가자지구 전경을 올리며 “땅이 아닌 하늘에서 이 이미지를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이름은 야세르 무스타자고 30살이다. 가자지구에서 살고 있으며, 인생에서 단 한번도 여행해본 적이 없다”고 썼다.

무르타자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론으로 촬영한 가자지구 전경을 올리며 “땅이 아닌 하늘에서 이 이미지를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이름은 야세르 무스타자고 30살이다. 가자지구에서 살고 있으며, 인생에서 단 한번도 여행해본 적이 없다”고 썼다.

무르타자는 가자지구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지역 언론인이다. 5년 전 가자지구를 기반으로 한 통신사 ‘아인 미디어’를 만들었고, 알자지라, BBC 등에 관련 영상을 공급해왔다. 팔레스타인 최초로 드론을 이용한 영상 기법도 도입했다. 그는 가자지구 밖으로의 여행을 꿈꿔왔지만, 이집트 국경지대 인근에서 몇 시간 머문 것을 제외하고는 평생을 가자지구에서만 머물렀다. 이스라엘 당국이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200만 명의 국경 밖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시위는 무르타자의 사망을 계기로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7일 열린 무르타자의 장례식에는 조문객 수백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국경장벽 인근에서 ‘귀환할 권리’를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선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군의 실탄 사격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가자|EPA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국경장벽 인근에서 ‘귀환할 권리’를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선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군의 실탄 사격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가자|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은 나크바 70주년(이스라엘 건국으로 팔레스타인들 70만 명이 추방된 날)을 맞아 가자지구 국경 장벽 인근으로 행진하는 ‘위대한 귀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국경 장벽에 접근하려는 시위대에 발포를 경고하고,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에 불응하면서 유혈 사태로 이어졌다.

시위 첫날이던 지난달 30일 17명이 사망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도 대규모 충돌이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491명이 다쳤다. 지난 10일간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숨진 사망자는 총 31명에 달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나크바 당일인 5월 15일까지 행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추가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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