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 여성 전투기 조종사인 공화당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53·애리조나)이 공군 복무시절 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맥샐리 의원은 6일(현지시간) 군대 내 성폭력 예방을 다룬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에 나선 피해자들에게 “나도 당신처럼 군 성폭력 생존자”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수년간 침묵했다. 하지만 군이 성폭력에 부적절하게 대응하는 걸 보면서 나도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맥샐리 의원은 군 시스템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성폭행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피해 사실을 알리면 어떻게 될지가 두려웠다”며 “많은 피해자들처럼 군 시스템이 나를 다시 강간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군 지휘관들을 향해 “군 성폭력 문제 해결에 앞장서서 도덕적, 법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청문회가 끝난 뒤 피해자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감사를 표했다.
맥샐리 의원의 용기에 동료 의원들은 화답했다. 참전한 여성군인 최초로 미국 상원에 입성한 민주당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은 “오늘 보여준 용기에 경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군대 내 변화를 주장해온 민주당 커스틴 질리브랜드 의원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미 공군은 성명을 내고 “맥샐리 의원과 모든 피해자들을 지지한다”며 “비판받아 마땅한 행동들을 없애겠다는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맥샐리 의원은 1988년부터 2010년까지 22년간 미 공군으로 복무했다. 지난해 8월 별세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자리를 물려받아 올 1월 상원의원이 됐다. 지난해에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고교 3학년 때 육상팀 코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은 2017 회계연도에 6769건이 보고됐다. 전년보다 10% 증가한 수치다. 칼럼니스트 캐런 터멀티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맥샐리 의원은 제복을 입고 일할 때처럼 용기를 보였다”며 “미투운동이 2년차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은 보복을 두려워 피해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