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여성 전투기 조종사’ 맥샐리 상원의원 “공군시절 상사에게 성폭행당해”

2019.03.07 12:04 입력 2019.03.07 20:14 수정

미국 공화당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초 여성 전투기 조종사인 공화당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53·애리조나)이 공군 복무시절 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맥샐리 의원은 6일(현지시간) 군대 내 성폭력 예방을 다룬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에 나선 피해자들에게 “나도 당신처럼 군 성폭력 생존자”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수년간 침묵했다. 하지만 군이 성폭력에 부적절하게 대응하는 걸 보면서 나도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맥샐리 의원은 군 시스템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성폭행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피해 사실을 알리면 어떻게 될지가 두려웠다”며 “많은 피해자들처럼 군 시스템이 나를 다시 강간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군 지휘관들을 향해 “군 성폭력 문제 해결에 앞장서서 도덕적, 법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청문회가 끝난 뒤 피해자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감사를 표했다.

맥샐리 의원의 용기에 동료 의원들은 화답했다. 참전한 여성군인 최초로 미국 상원에 입성한 민주당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은 “오늘 보여준 용기에 경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군대 내 변화를 주장해온 민주당 커스틴 질리브랜드 의원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미 공군은 성명을 내고 “맥샐리 의원과 모든 피해자들을 지지한다”며 “비판받아 마땅한 행동들을 없애겠다는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맥샐리 의원은 1988년부터 2010년까지 22년간 미 공군으로 복무했다. 지난해 8월 별세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자리를 물려받아 올 1월 상원의원이 됐다. 지난해에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고교 3학년 때 육상팀 코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은 2017 회계연도에 6769건이 보고됐다. 전년보다 10% 증가한 수치다. 칼럼니스트 캐런 터멀티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맥샐리 의원은 제복을 입고 일할 때처럼 용기를 보였다”며 “미투운동이 2년차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은 보복을 두려워 피해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