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3년 런던 지하철 개통

2011.01.09 20:58
최명애 기자

30여년 구상, 세계 최초 6㎞ 완공

1863년 오늘 런던 지하철이 개통됐다.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었다. 런던 시내 패딩턴~패링던 6㎞로 출발한 런던 지하철은 지난해 5월 이스트런던 라인이 개통하면서 11개 노선 270여개 역 402㎞로 늘어났다. 총연장이 상하이 지하철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

[어제의 오늘]1863년 런던 지하철 개통

지하철은 1830년대 런던의 교통체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처음 제안됐다. 실제 실행에 옮겨지기까지는 30년이 더 걸렸다. 3년여간 공사 끝에 개통된 메트로폴리탄 라인은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하루 평균 2만6000명이 이용하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떠올랐다.

땅속을 뚫어 기차를 달리게 한다는 생각은 혁명적이었다. 기술의 발달이 생각의 속도를 채 따라잡지 못해, 지하철 터널 공사 구간에서는 자주 땅 위의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났다. 지금도 초기에 개통된 서클, 디스트릭트 등 라인은 선로 깊이가 지하 5m 정도에 불과하다.

‘튜브’라는 별명은 1900년 센트럴 라인이 개통되면서 붙었다. 튜브를 살짝 눌러놓은 것 같은 일부 열차의 모양 때문이었다. 키 큰 성인 남성이 허리를 쭉 뻗고 서 있기 부담스러울 만큼 작고 좁은 이 열차는 아직도 런던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여전히 에어컨도 나오지 않고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런던 지하철은 2차 세계대전 중 방공호로 활용됐다. 나치의 런던 대공습이 본격화된 1940년대 말, 20만명의 어린이가 지하철을 통해 런던을 빠져나갔고, 17만7500여명의 런던 시민이 지하 터널과 역사에서 공습을 피했다. 일부 역사는 비상상황실로, 야간 강좌가 열리는 학교로, 도서관으로 사용됐다. 지하 역사에서도 칠판을 걸어 놓고 수업을 하고, 차를 마시는 영국인들의 모습은 전쟁 기록물로 아직까지 남아 있다.

런던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공공 디자인의 전범이 됐다. 1920년대 역사 디자인에는 만 레이 등 신진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소설 속 셜록 홈즈가 사는 것으로 묘사된 베이커가의 지하철 역사에는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홈즈의 실루엣이 타일 가득 박혀 있다. 쥬빌리 라인의 카나리 와프 역은 대영박물관을 지은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지하철 지도다. 1933년 해리 벡이 디자인한 지하철 지도는 처음으로 물리적 공간 개념을 배제하고 기호와 색깔로 단순화한 지도다. 런던 지하철 지도 디자인은 전 세계 지하철·버스 지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지하철 노선도도 포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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