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기습 배치

속전속결 한·미…이달 중 사드 레이더 반입, 시험 가동하나

2017.03.08 23:10 입력 2017.03.08 23:18 수정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환경영향평가 통과 전제…5월 대선 전 배치 완료 가능성

주민 저항이 가장 큰 변수, 사드 장비 기지 반입 쉽잖아

야당 후보 대통령 당선 후 완료 땐 ‘국회 비준’ 요구할 듯

<b>사드 발사대 싣고 온 미군 수송기</b> 8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지난 6일 사드 발사대 2기와 일부 장비를 싣고 온 것으로 알려진 C-17 수송기(왼쪽)가 활주로에 서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사드 발사대 싣고 온 미군 수송기 8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지난 6일 사드 발사대 2기와 일부 장비를 싣고 온 것으로 알려진 C-17 수송기(왼쪽)가 활주로에 서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발사대 2기와 일부 장비가 지난 6일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내려지면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사실상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미 당국은 5월에 조기대선이 치러지더라도 그 이전에 사드 배치를 마무리해 불가역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사드 배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골프장 부지의 용도변경을 한 후 주한미군에 공여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5월 초까지 기지 조성 및 기반시설 공사를 끝내면 바로 사드의 작전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현재 한·미 군당국의 움직임을 볼 때 3월 중으로 사드 레이더가 반입돼 시험 가동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드의 4월 말~5월 초 배치 완료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한 치의 착오도 없이 한·미 간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드 배치 절차와 사드 장비의 전개가 동시에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배치 절차가 걸림돌 없이 진행되고 환경영향평가도 사실상 통과된다는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일반 환경영향평가나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택한 것도 가장 빠르게 평가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사드기지 설계안이 환경영향평가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공여 절차에 따른 미국 측과 환경부·외교부 SOFA환경분과위, 국방부 SOFA시설분과위, SOFA합동위의 합의 과정도 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돌발 변수가 생겨 합의 과정이 길어지면 그만큼 사드 배치는 늦춰지게 된다. 환경영향평가도 한 차례로 끝나지 않고 시간과 날씨 등을 고려한 정밀평가가 필요하게 되면 정부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주민들의 반발은 가장 큰 변수다. 당장 군당국은 1~2주 안에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을 하기 위해서는 성주군 의견서 제출이 필요한데도 이 절차가 이행되고 있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다. 군당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른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지난주 성주군에 온라인으로 6일까지 의견서를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성주군은 8일 현재까지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에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등을 관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성주투쟁위는 이미 사드 장비 배치를 막기 위한 물리적 저항을 선언한 바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때처럼 주민들이 집단으로 저항하면 사드 장비의 기지 내 반입이 쉽지 않다. 이 경우에도 차일피일 사드 배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

사드 배치 작업이 대선 이후에 마무리되게 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새 정부는 사드 부지 협정에 대해 국회 비준 절차를 밟으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미군기지 내 새로운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건 비준대상이 아니지만, 성주골프장처럼 대한민국의 땅에 새로운 무기체계를 만드는 것은 비준사항이 된다”고 국회 비준동의를 촉구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