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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비방 삽화’ 알선업체 당시 한나라 선거홍보 관여

2017.08.23 06:00

2012년 대선 당시 동화작가 송명훈씨(48)에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비방하는 삽화 제작을 알선한 업체가 당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현 자유한국당) 지역당 경선 홍보에도 관여한 적 있는 선거홍보 전문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삽화 제작과 댓글 작업에 새누리당이 연계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정황이다.

2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2012년 10월쯤 동화작가 송씨에게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시사만화에 말풍선을 다는 일을 소개해준 곳은 동영상 메시지 전문업체 ㄱ사 대표 김모씨(47)인 것으로 확인됐다.

ㄱ사는 2011년 9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인천시당의 경선 당시 홍보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 인천시당은 ㄱ사에 의뢰해 휴대전화 동영상 문자 선거홍보를 실시했다. 당시 인천시당 위원장은 ‘친박근혜계’인 윤상현 의원이다. 김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휴대폰 선거홍보 영상 발송시스템의 대중화를 통해 정책과 공약을 담은 건전한 디지털 선거문화 정착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씨는 2012년 대선 당시 김씨가 소개해준 곳으로부터 문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삽화를 받아 건당 5만원씩 받고 ‘말풍선’을 채워 넣는 일을 했다. 김씨는 송씨에게 시사만화 말풍선 제작이 가능한지 확인한 후 송씨가 이를 수락하자 시사만화를 제작하는 업체나 단체 관계자에게 송씨의 연락처를 건네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에게 송씨와 같은 ‘알바’를 소개해달라고 한 ‘윗선’의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ㄱ사는 기관 및 기업의 홍보나 청첩장용 동영상 문자를 발송하는 업체로 2007년 설립됐다. 원하는 고객에게 대량으로 동영상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자체 솔루션을 개발했다. 2011년부터는 협회·노조 등 민간단체의 임원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홍보용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는 사업을 본격화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선거에 참여한 후보들이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동영상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당 대선 후보였던 문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삽화가 다수에게 ㄱ사의 동시 발송 문자메시지 시스템을 통해 전달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김씨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민간단체 선거 홍보만 하지 총선·대선 등 정치적 선거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문의가 와도 하지 않았다”며 “한나라당 인천시당이 우리 시스템을 이용했을 뿐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ㄱ사는 2015년 3월 사명을 변경하고 주소지도 서울 방배동에서 그해 10월 왕십리로 바꿨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사, 공단, 공공기관의 전공필기시험 문제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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