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고 세심히 관찰해 성공”

2014.04.14 21:30 입력 2014.04.14 22:49 수정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아이들 일상생활에서 소재 찾아내

‘나랑 똑같다’고 느낄 캐릭터 구상해 상상할 만한 내용 재현

선거철이라지만, 요즘 웬만한 정치인도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이하 ‘타요’) 캐릭터의 인기엔 미치지 못한다. 지난달 26일 서울시가 ‘타요 버스’를 운행하며 불붙은 인기는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시승 행사로 정점을 찍었다. 6만명의 아이들이 ‘한번만 타보자’며 눈물로 호소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타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고 세심히 관찰해 성공”

타요의 제작사인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49·사진)가 ‘아이들을 울린’ 전력은 이것 말고도 많다. 그가 2003년 내놓은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는 아이들 사이에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이란 말까지 유행시켰다. 뽀로로를 못 봤다고 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CF에도 등장할 정도다. 이처럼 내놓는 작품마다 아이들의 마음을 훔치는 비결은 뭘까. 지난 10일 기자와 만난 그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기획’을 첫 번째로 들었다.

“타요는 아이들이 매일 유치원버스나 시내버스를 쉽게 접하는 데서 착안한 작품이에요. ‘만약 버스들이 살아 움직여 친구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아이들이 한 번쯤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을 눈앞에 재현한 것이죠.”

그는 자동차에 대해 욕망하는 것도 아이와 어른의 눈높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른들에게 ‘당신의 드림카는 뭐냐’고 물으면 벤츠와 포르셰 등의 럭셔리카를 들지만, 아이들은 강인해보이는 중장비와 트럭, 버스 등을 말한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건 이런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어린이들이 <꼬마버스 타요>의 캐릭터로 디자인된 버스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어린이들이 <꼬마버스 타요>의 캐릭터로 디자인된 버스에 오르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다보니, 최 대표의 취미이자 특기는 ‘아이들 관찰’이 됐다. ‘뽀로로’도 제작 당시 유치원에 다니던 자신의 아이들을 관찰하며 만들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티격태격 다투는 두 아이들의 모습은, 종은 다르지만 한집에서 사는 ‘뽀로로’(펭귄)와 ‘크롱’(공룡)의 모델이 됐다.

“아이들은 자신처럼 부족하고 실수하는 캐릭터를 보면 ‘나랑 똑같다’고 느끼게 되고, 다음 행동을 궁금해하게 되죠. ‘얘는 이런 상황에선 나와 다른 행동을 하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니 좋구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 자신도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되죠.”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하다 보니 그의 작품들은 서서히 뜨고, 오래 사랑받는 특징이 있다. 뽀로로는 2003년 시작해 국민캐릭터로 떠오르기까지 약 5년이 걸렸고, 타요는 2010년 방송해 4년째인 올해 열풍이 시작됐다.

최 대표는 “우리 작품들은 폭소할 만큼 재밌는 것들은 아니지만,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며 “드라마로 치면 막장극이 아닌, <전원일기> 같은 드라마”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시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국산 애니메이션의 저변을 넓히고 싶다”며 “지금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골목대장’ 정도이지만, 앞으로는 더 좋은 콘텐츠로 대한민국이란 울타리를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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