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트랜스젠더의 차별과 건강을 가장 깊이 들여다본 연구

2018.05.11 21:42 입력 2018.05.11 21:49 수정

오롯한 당신

김승섭 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24쪽 | 1만5000원

[책과 삶]트랜스젠더의 차별과 건강을 가장 깊이 들여다본 연구

‘트랜스젠더’는 어떤 사람들인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많은 한국 사람들은 연예인 ‘하리수’를 떠올릴 것이다. 하리수는 출생 시 법적 성별은 남성이지만 성별정체성을 여성으로 여기는 트랜스젠더다. 이 사회에는 하리수 외에도 다양한 외향과 성별정체성을 가진 트랜스젠더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법적 성별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성별정체성이 남성인 트랜스젠더도 있고, 본인을 남성이나 여성 어느 쪽으로도 정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도 있다. 외국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의 김승섭 교수가 추정한 한국의 트랜스젠더 인구 규모는 20만640명(2017년 7월1일 기준)이다. 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오롯한 당신>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트랜스젠더에 대해 가장 깊이 들여다본 최초의 연구결과를 담은 책이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저자인 김승섭 교수와 그의 연구팀이 트랜스젠더의 의료 이용을 주제로 쓴 논문을 바탕으로 꾸려졌다. 연구팀은 2014~2018년에 트랜스젠더의 차별과 건강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트랜스젠더 282명을 설문조사하고 청소년 트랜스젠더 9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책에는 트랜스젠더가 가족·직장·군대 등 생애주기별로 형성되는 집단에서 어떤 차별과 폭력을 겪었는지, 의료 이용에 얼마나 큰 불편을 겪는지 등이 세세하게 담겼다.

트랜스젠더들은 고환절제술이나 호르몬 처방과 같이 자신의 성별정체성에 맞게 외향을 바꾸는 ‘의료적 트랜지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의료적 트랜지션은 신분증명서를 얻는 데 필요한 법률적 요건이자 사회적 차별에서 본인을 지킬 수 있는 방식이며, 화장실과 같이 성별이 분리된 공공시설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이다”라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의학 교육 과정에서 의료적 트랜지션에 필요한 지식 및 기술에 대한 수련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의료현장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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