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여동생 페이퍼컴퍼니서 ‘돈세탁’ 의혹

2021.10.14 20:54 입력 2021.10.14 20:55 수정

‘창구’ 의심 성조씨엔디처럼

여동생이 이사, 아들은 감사

배당수익 현금화 활용 추정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인물 정영학 회계사의 여동생이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 아파트를 주소지로 둔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에는 20대인 정 회계사의 아들도 감사로 올라 있어 정 회계사가 대장동 사업을 통해 거둔 천문학적인 배당 수익을 세탁하는 창구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정 회계사의 여동생 정모씨(49)는 주식회사 제이어카운트(J ACCOUNT)의 사내이사로, 정 회계사의 아들(28)은 이 회사 감사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정 회계사의 부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페이퍼컴퍼니 성조씨엔디에도 각각 감사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제이어카운트 등기부등본에는 사업 목적이 주식·부동산 투자 등으로 적혀 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이 없어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된다.

2019년 설립된 이 회사의 주소지는 정씨가 거주하고 있는 대장동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정 회계사가 사업 전반에 관여한 화천대유에서 직접 시행과 분양을 했다. 2019년 1월 정씨가 7억원에 분양받은 이 아파트의 현재 실거래가는 12억5000만원으로 매입 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정씨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오빠(정영학)가 2009년에 주택 매입을 권유해서 샀고, 이를 계기로 택지 분양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제이어카운트가 성조씨엔디처럼 정 회계사의 자금 세탁에 활용된 것 아닌지 의심한다. 정 회계사는 지난해 4월 성조씨엔디 명의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건물을 구입하면서 100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지불했다. 이 회사 이름으로 벤츠 등 고가의 수입차도 샀다. 대장동 사업으로 거둔 배당 수익 644억원 중 상당 부분을 가족회사를 통해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씨는 제이어카운트는 정 회계사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씨는 “앞으로 제가 뭔가를 해보고 싶어 미리 만들어놓은 회사”라며 “제 자본금 100%로 설립한 회사”라고 말했다. 다만 설립 목적과 구체적인 활동 등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감사로 등재된 성조씨엔디가 정 회계사의 자금 세탁용 회사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이사로 등록된 다른 가족들도 잘 모른다. 정 회계사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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