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우리 안의 혐오, 편견을 돌아보다

2021.11.09 21:20 입력 2021.11.09 21:39 수정

포도뮤지엄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전 꾸준한 반향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제주전’에 최수진 작가의 ‘벌레먹은 숲’이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은 멀리서 보면 우거진 숲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벌레에 갉아 먹힌 슬픈 상처들을 표현하고 있다.  포도뮤지엄 제공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제주전’에 최수진 작가의 ‘벌레먹은 숲’이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은 멀리서 보면 우거진 숲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벌레에 갉아 먹힌 슬픈 상처들을 표현하고 있다. 포도뮤지엄 제공

한·중·일 작가 8인 등 참여
메타버스 포함 14만명 관람

제주 포도뮤지엄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포도뮤지엄은 지난 4월24일 개막한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에 10월까지 4만2700여명이 찾아 관람했다고 9일 밝혔다. 전시 첫 달 1만명이 찾았고,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200~300명이 방문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포도뮤지엄을 방문한 관람객의 70%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으로 분석됐다. 관람객층은 ‘나 홀로’부터 연인, 친구, 가족 단위까지 남녀노소 다양하다. 최단비 포도뮤지엄 학예연구팀장은 “전시 관람을 여행 코스로 설정하고, 일부러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조부모와 부모, 아이 등 3대로 구성된 가족이 함께 관람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티앤씨재단이 제주 포도뮤지엄에 전시 중인 이용백 작가의 ‘브로큰 미러’. 깨진 거울 속 균열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티앤씨재단이 제주 포도뮤지엄에 전시 중인 이용백 작가의 ‘브로큰 미러’. 깨진 거울 속 균열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메타버스 전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제페토를 통한 온라인 관람 인원은 9만7000여명으로 이번 전시 총 관람객은 14만명에 육박한다.

앞서 티앤씨재단은 지난 7월15일 제페토에서 실제 뮤지엄과 전시를 국내 최초 가상현실로 열었다. 제페토에 연 포도뮤지엄 맵에는 뮤지엄의 외관, 1층 로비와 카페, 전시 공간이 실제와 동일하게 구현돼 있다. 제페토 포도뮤지엄으로 들어가면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을 3D로 만날 수 있다.

티앤씨재단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 속에서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전 세계 청소년에게 인기가 높은 메타버스 전시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 13점의 대체 불가능 토큰(NFT)이 해외 경매시장에서 4억7000만원에 모두 팔렸다.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은 지난해 서울 전시를 개편해 제주 포도뮤지엄 개관전으로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주변에 만연한 혐오를 성찰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진정한 의미를 들여다보기 위해 기획됐다. 한·중·일 작가 8인의 설치 작품과 재단에서 기획한 다섯 개의 테마공간이 어우러져 전시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포도뮤지엄 전경.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포도뮤지엄 전경.

전시는 모두 세 개의 전시실로 이뤄졌다. “너, 그 얘기 들었어?” 사소한 뒷담화, 소문, 가짜뉴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균열의 시작’(첫번째 전시실)을 알린다. 두 번째 전시실 ‘왜곡의 심연’에서는 소문에서 시작된 혐오와 편견이 극단적인 공감을 얻으며 분노로 자라나는 과정을 그린다. 세번째 전시실 ‘혐오의 파편’에서는 상처 입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통해 인간에 대한 믿음,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장 2층에서는 ‘케테 콜비츠-아가, 봄이 왔다’가 함께 진행 중이다. 독일 화가인 콜비츠는 전쟁에서 아들과 손자를 모두 잃었다. 이번 전시에서 노동자의 삶을 대변하고,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외쳤던 콜비츠의 판화 32점과 조각 1점 등 33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티앤씨재단이 주최하고 김희영 대표가 기획을 총괄한 이번 전시는 내년 3월7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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