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곳 없는 이준석, 대응 빨라지나…윤핵관 조준 공세 강화

2022.08.01 15:54 입력 2022.08.01 19:09 수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이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이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당 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잠행 중이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대표직 사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대표의 메시지는 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했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를 계기로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는 구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일 오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들이 사퇴한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의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퇴 선언을 이미 했지만 사퇴서는 안 냈으니 최고위원들을 모아서 ‘최고위원들이 사퇴해 비상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표결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1년간 경험해온 논리의 수준”이라며 “그 와중에 숫자 안 맞아서 회의 못 여는 건 양념같은 것”이라고 비꼬았다. 의총에서 결의한 내용을 의결권이 있는 최고위에서 의결해야 하지만 최고위원 대다수가 사퇴한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고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며 “저 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 그저 각각의 이유로 당권의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고 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배현진, 조수진, 윤영석 최고위원이 잇달아 사퇴한 것을 당권에 대한 탐욕으로 규정한 셈이다.

이 대표의 비판은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문자가 공개되면서부터 수위가 높아지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에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인용해 문자 파동을 비판했고, 28일에는 ‘친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비판하자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표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 등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강행하면 적어도 비대위 기간 대표로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원장은 당대표의 지위와 권한을 가지기 때문이다. 비대위 기간이 길어지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하는 경우에는 징계 이후 복귀할 자리도 없어진다.

윤핵관으로부터 탄압받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계산이 깔렸을 수도 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정미경,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현 사태의 원인으로 윤핵관을 꼽았다. 정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처음에는 설마 설마 했는데 이제 지금 와서 보니까 (윤리위 징계가) 이준석 대표를 내쫓으려고 하는 거였구나 그게 다 드러났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떤 세력이 힘으로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그렇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결국에 권력에 줄 서는 자와 원칙을 지키는 자와의 대결이라고 생각된다”며 “대통령께서 당무에 개입 안 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입장 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최고위원은 “윤리위에서는 당원권 정지 6개월인데 비대위를 하면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 제명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법적인 대응을 해버리면 이건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돼서 이 대표가 다시 돌아오는 그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비대위로 체제가 전환할 수 있는 당헌당규상의 근거가 있나”라며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적인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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