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표준지·주택 공시가 5.9% 낮춘다···고가주택 보유세 수천만원 줄어들 듯

2022.12.14 06:00 입력 2022.12.14 17:22 수정

정부 보유세 경감안 따라 공시가 하락

주택은 서울 8.55% 내려 하락폭 최고

고가 주택 보유세 수천만원 줄어들듯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성동구 지역 도심 모습. 한수빈 기자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성동구 지역 도심 모습. 한수빈 기자

2023년도 전국의 표준지(토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이 올해 대비 5.9% 가량 떨어질 예정이다. 표준지·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하는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의 일로,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 인하를 목표로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 비율)을 낮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과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평균보다 더 떨어졌다. 국회에 논의 중인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 인상, 다주택자 중과 폐지 등이 뒤따를 경우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의 보유세는 수천만원 줄어들어 2020년 수준 보다 적게 낼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4일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사해 산정(2023년 1월1일 기준)한 표준지 56만 필지, 표준주택 25만가구의 공시가격(안)에 대해 소유자 열람 및 의견청취 절차를 내년 1월2일까지 20일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은 각 지자체가 산정하는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단독·다가구 등) 산정의 기준이 된다. 아파트·연립 등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내년 3월 중 국토부가 별도로 마련해 열람 절차를 거치게 된다.

보유세 인하를 목표로 산정한 만큼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모두 내렸다. 표준지 공시지가(안)는 2022년 대비 전국 평균 5.92% 하락했다. 표준지 현실화율도 65.4%로 하향 조정됐다. 2022년 표준지 공시가 상승폭은 10.17%였다.

시·도별로는 경남(-7.12%), 제주(-7.09%), 경북(-6.85%), 충남(-6.73%), 울산(-6.63%)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서울은 5.86% 하락했고, 경기는 5.51% 하락했다.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높은 서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충무로 1가)은 7.9% 떨어져 1㎡당 공시가격이 올해 1억8900만원에서 내년엔 1억7410만원으로 낮아진다.

서울 동작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김창길 기자

서울 동작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김창길 기자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5.95% 하락했다. 현실화율은 53.5%로 하향 조정됐다. 2022년 공시가 상승폭은 7.34%였다. 시·도별로는 서울이(-8.55%)이 가장 하락폭이 높았고, 이어 경기(-5.41%)·제주(-5.13%)·울산(-4.98%), 대전(-4.84%) 등의 순이었다.

표준단독주택 중 가장 가격이 높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자택(이태원로)은 9.9% 하락해 공시가격이 올해 311억원에서 내년에는 280억3000만원으로 떨어진다.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 하락으로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2020년 수준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경우 1주택자 및 고령자 세액 공제(80%)를 적용할 경우 보유세가 올해 1억8466만원에서 내년에는 1억6285만원으로 2180만원(11.81%) 가량 줄게된다.

만약 이 회장이 1주택자라고 가정하면 연령 등을 고려해 80%의 세액 공제를 받아 보유세는 올해 1억8천466만원에서 내년에는 1억6천285만원으로 2181만원(-11.81%) 줄어든다. 이 회장이 세액공제가 없는 다주택자라고 가정하면 보유세는 올해 5억5319만원에서 내년 4억8090만원으로 7229만원(13.05%) 줄어든다.

현재 여야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하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폐지 등에 사실상 합의한 상태여서 내년 고가 주택 소유주나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은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경기 침체, 이자 부담 등 수요부족 여전”

보유세 부담은 줄어도 당장 주택매매가 늘어나는 등 거래가 활발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은 저조한 경제성장률과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고, 아파트 입주물량(30만249세대)도 올해보다 5만 가구 순증할 예정이다”라며 “보유세 경감으로 주택 매각 고민은 낮아지겠지만 이자부담이 과거보다 급증한 점도 있어 주택수요를 단기간에 부활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부동산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고,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지역에 따라서는 하향 추세가 공시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성장 전망이 어둡고, 이자부담이 높아 각종 규제완화에 따른 시장 활성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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