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미 보도된 자료를 한국 정부에 답변서로

2012.04.27 21:34
김다슬 기자

한국 정부가 미국 농무부에 보낸 광우병 정보 요청 질의서에 대한 답변이 이틀 만에 도착했다. 미국은 답변서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소가 10년7개월 된 암컷 젖소로, 미국 내 3차례 검사 결과 비정형 광우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 정보를 토대로 현지 조사단 파견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받은 답변서는 이미 26일 밤(현지시간) 미국 농무부가 언론에 발표한 성명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한국은 미국이 답변서를 통해 제공할 자료에 큰 기대를 걸면서 홍보했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주요 수입국인 한국에 온 정보는 미국 내 언론사에 풀(공유)된 자료에 불과한 셈이다.

미국, 이미 보도된 자료를 한국 정부에 답변서로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5일 미국 광우병 발생 사실을 확인하고 미 농무부에 12가지 추가 정보를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농식품부는 27일 “오전 10시쯤 미 농무부에서 팩스로 A4용지 5장 분량의 답변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공개한 답변서 내용을 보면 광우병 젖소에 대한 정보와 함께 발견부터 확진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광우병이 발생한 소는 10년7개월 된 암컷 젖소로, 캘리포니아 툴레어 카운티에 위치한 젖소 농장에서 사육됐다. 해당 젖소가 다리를 절고 일어서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자 안락사시킨 후, 사체 처리 시설인 렌더링 공장으로 보냈다. 미국의 국가예찰프로그램에 따라 렌더링 공장에서 해당 젖소의 시료를 채취해 1차 검사를 실시했다. 이후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2차 확인검사를 했으며, 20일 미국 정부 표준실험실인 미 국가수의연구소로 보냈다. 미 국가수의연구소에서 뇌조직 안에 있는 변형 프리온(광우병 원인 단백질)을 염색한 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면역조직 화학검사와 이 단백질을 분리해 정성분석을 하는 웨스턴블라팅 검사를 실시한 결과 23일 해당 젖소는 비정형 광우병 양성으로 확진 처리됐다.

한국은 광우병 젖소와 같은 농장에서 지낸 다른 가축에 대한 정보도 요구했으나 미국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미국이 제공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 해당 젖소는 10세 이상 고령우이고, 자연발생하거나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는 비정형 광우병으로 확인됐으며 식용으로 도축처리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보내온 답변서는 그러나 이미 현지시간으로 26일 밤 미국 언론에 제공된 자료와 똑같았다. AP·블룸버그 통신 등은 “미 농무부가 26일 늦은 저녁 전자우편으로 보낸 성명”을 출처로 27일 오전 4시50분쯤 똑같은 정보를 기사화했다. 우리 측에 답변서를 팩스로 보내온 27일 오전 10시보다 이른 시각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외신들은 “농무부가 이 젖소가 식용으로 소비되기 위해 도축장에 온 게 아니기 때문에 식용으로 유통될 위험성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이 젖소가 농무부의 광우병 감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테스트 대상에 지목된 소” “오염된 사료에 의해 광우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드물게 나타날 수 있는 돌연변이에 의해 광우병이 발병한 것”이라는 똑같은 설명을 실었다.

결국 미국 측이 이틀 걸려 주요 수입국인 한국에 추가로 제공한 자료는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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