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침례병원 주변 상가 줄폐업 “구민 위한 공공병원으로 부활하길”

2020.02.19 21:14 입력 2020.02.19 21:19 수정

부산 금단로 가보니

곳곳 빈 점포에 거리는 썰렁

잇단 경매 유찰 주인 못 찾아시

“팔려도 병원으로 활용”

경영난으로 파산 절차를 밟는 부산 금정구 남산동 침례병원. 주민들은 공공병원화를 요구하고 있다.

경영난으로 파산 절차를 밟는 부산 금정구 남산동 침례병원. 주민들은 공공병원화를 요구하고 있다.

18일 부산 금정구 남산동 침례병원 앞 금단로. 곳곳에 빈 점포가 눈에 띄었다. 그나마 비어 있지 않은 상가에도 ‘임대’ 팻말이 걸려 있는 곳이 많았다.

금단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하철 남산역에서 1~2분 떨어진 곳인데도 거리에 사람이 없다”며 “단골손님만 아니라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3년 전 침례병원이 파산한 이후로 행인이 확 줄었다”며 “약국, 커피숍, 음식점 할 것 없이 줄줄이 폐업했고 심지어 부동산중개업소도 문을 닫았다. 권리금이 없어도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3년 전 경영난으로 파산한 침례병원은 거대한 유령 건물로 변해있었다. 정문 옆에는 ‘공공병원 설립으로 금정구민의 건강권을 지켜냅시다’라고 쓴 금정구민주단체협의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병원 경비실에는 ‘의료기록지 발급중단’이라고 쓴 종이가 붙어있었고 본관으로 올라가는 길은 노란색 통제선이 가로막고 있었다.

침례병원은 한국전쟁 중 의료봉사를 위해 미국 침례교 한국선교회 유지재단에서 세운 병원이다. 1951년 부산 남포동에 진료소 문을 열었으며 영선동, 초량동으로 이전했다가 환자가 늘자 1999년 남산동으로 이전했다. 대지 4만9500㎡에 지하 2층, 지상 12층 건물로 허가병상은 608병상이지만 800병상까지 설치가 가능한 대형병원이다. 23개 진료 과목에 직원 700여명이 근무했다.

그러나 양산부산대병원(2008년)과 해운대백병원(2010년)이 개원하면서 경영에 타격을 받았다. 결국 2017년 1월 휴원한 뒤 그해 7월 파산선고를 받았다.

이후 최근까지 4차례 경매에 부쳐졌지만 모두 유찰됐다. 4번째 유찰로 인해 당초 859억원이던 최저 낙찰가는 352억원으로 떨어졌다. 5차 경매기일은 다음달 19일이다.

금정구 주민은 “몸이 아프면 부자들은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겠지만 서민 입장에서는 동래구 대동병원, 서구 부산대병원,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을 찾아가야 하는데 불편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어 “경매를 해도 팔리지 않는 건물인데 구민을 위한 공공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역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공공병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투기 목적의 매각을 막기 위해 종합병원으로 한정된 토지용도는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타당성 검토 용역이 진행 중”이라며 “4월 중 ‘타당성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공공병원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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