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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명호, 검찰 조사 과정서 “우병우에 비선보고했다” 진술

2017.10.23 06:00 입력 2017.10.23 06:01 수정

이석수·우리은행장 등 동향 직보…최순실 보고는 부인

“민정수석실 통상 업무로 이해”…검찰, 곧 영장 재청구

[단독]추명호, 검찰 조사 과정서 “우병우에 비선보고했다” 진술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54·사진)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50)에게 ‘비선보고’를 한 사실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 전 국장이 국정원 직원들이 보고한 최순실씨(61) 관련 첩보도 우 전 수석에게 비선보고했는지 국정원 추가 조사나 검찰 수사에서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조만간 추 전 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2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이번달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 조사를 받으면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 우리은행장 등에 대한 동향을 상부 승인 없이 우 전 수석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민정수석실에서 하라고 하니까 통상적인 업무로 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순실씨 관련 보고도 우 전 수석에게 직접 했는지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국장의 검찰 진술은 드러난 증거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되 자신은 우 전 수석 지시를 따랐을 뿐 직권을 남용하지도, 우 전 수석의 공범도 아니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정원 개혁위는 추 전 국장이 우 전 수석에게 비선보고를 했다고 발표하면서도 최씨 관련 첩보까지 보고했는지는 “휴대전화 등에 대한 강제수사 권한이 없고 PC와 노트북도 포맷되거나 파기돼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9월27일 추 전 국장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나 유의미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휴대전화도 그가 최근에 바꾼 기기만 확보하고 옛 기기는 찾지 못했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이 국정원 서버와 연결돼 기록이 남는 일반 PC가 아니라 국정원 내 인트라넷과 인터넷이 제거된 이른바 ‘멍텅구리 PC’에서 최씨 관련 첩보 등 극비를 요하는 작업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검찰에서는 이를 확보하기 위해 국정원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추 전 국장을 이번주 다시 불러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했다. 같은 날 영장이 기각된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58)도 지원받은 정부 예산 증거와 관제시위 사례를 추가해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추 전 국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 등 국정원 간부 2명은 지난 21일 각각 구속됐다. 유 전 단장은 사이버 정치글 게시, 보수단체 동원 관제시위 등 정치관여 활동을 하면서 국정원 예산 10억여원을 지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를 받고 있다. 신 전 실장은 옛 여권의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대책을 수립하고 국정원 예산을 여론조사 비용으로 쓴 혐의(국정원법 위반, 횡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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