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 발표한다던 감사원, 문형표 ‘이사장 취임’ 뒤 늑장 발표

2016.01.14 22:05 입력 2016.01.14 22:51 수정

‘대책본부장’ 문 전 장관에 면죄부…복지부 내서도 ‘불만’

감사원이 14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예방 및 대응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59·사진)에게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양병국 전 질병관리본부(질본) 본부장에 대해 해임, 질본 센터장에 대해 강등을 요구하는 등 공무원 16명(중징계 9명, 경징계 7명)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하면서 주무부처 장관에겐 면죄부를 준 결과이기 때문이다.

작년 내 발표한다던 감사원, 문형표 ‘이사장 취임’ 뒤 늑장 발표

감사원은 ‘실무자들이 장관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는 논리를 폈다. 감사원 관계자는 “문 전 장관 지시가 이행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 전 장관에 대한 조사는 했지만 새로 확인된 부분이 없어서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도 수차례 ‘장관 지시’를 적시하면서 지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문 전 장관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이 때문에 실무를 맡은 공무원들만 중징계를 요구한 것은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복지부 공무원 사이에서도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은 빠지고 현장에서 죽도록 일한 사람들만 중징계 대상이 됐다”는 불만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 결과 발표 시기도 논란거리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10일부터 10월29일까지 실지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지난해에 감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미뤄졌다. 문 전 장관은 지난 1일 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장관에서 물러난 지 128일 만이다. 메르스 대응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문 전 장관이 이사장에 취임할 때까지 발표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민연금 노조 등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은 지난 13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사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복지부 공무원들의 징계가 예고된 상황에서 최종 책임자였던 문 전 장관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복귀시킨 것은 국민 정서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 등 이해관계 당사자들 소명을 듣는 과정에서 감사 결과 발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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