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숫자도 못 세는 정부

2014.04.18 23:58 입력 2014.04.19 00:28 수정

18일 오후 11시 현재 승선자 475명→476명, 구조자 179명→174명… 실종자 6명 늘어

중대본 집계 또 정정 발표 “무능한 당국” 분노 폭발

정부가 집계한 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탑승객과 구조자·실종자 수가 사고 사흘 만에 또 바뀌었다. 승선자가 1명 늘고 구조자(생존자)는 5명이 줄었다. 이에 따라 실종자는 6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직후부터 우왕좌왕했던 정부의 무능에 사망·실종자 가족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앙사고대책본부는 18일 밤 전남 진도군청 상황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세월호 탑승자를 475명에서 476명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구조자도 당초 179명에서 5명이 적은 174명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또한 실종자는 18일 오후 11시 기준 당초 268명에서 274명으로 6명 늘었다. 19일 오전 0시쯤 시신 1구가 더 인양돼 실종자는 273명으로 집계됐다.

이평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장은 “당초 여객선사가 제출한 승선현황에 475명이 승선한 것으로 돼 있었지만 다시 확인한 결과 학생 2명이 배에 타지 않았고 일반인 승객 3명이 탑승 명부를 작성하지 않고 화물 차량에 탄 채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산 단원고 학생 1명이 비행기를 이용해 개별적으로 제주도로 이동했고, 1명은 안개로 배 출항 여부가 명확하지 않자 귀가했는데도 탑승한 것으로 집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세월호에 탄 단원고 2학년 학생은 325명에서 323명으로 줄게 됐다. 세월호에 탑승한 일반인 승객 숫자는 3명이 늘었다.

정부와 관계기관이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들의 숫자는 물론 구조자조차 3일 동안이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대책본부는 구조자 숫자가 바뀐 이유에 대해 많은 기관이 구조에 참여해 이송하는 과정에서 5명의 이름이 중복 기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책본부의 발표 내용이 전해지자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 운집해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고 3일째에 접어들었는데도 이미 구조한 생존자 숫자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실종자 가족 박모씨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데 아직도 승선자 숫자와 생존자 숫자를 오락가락할 수 있느냐. 이 사실만 봐도 사고현장의 구조활동이 우리에게 말한 것과 달리 긴급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실내체육관을 찾은 뒤 정부 태도가 달라지는 기미가 보이는가 싶더니 여전히 실종자 가족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분을 삭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대책위 관계자는 “도대체 이 무능한 정부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다”며 “실신상태에서 수액을 맞으면서 버티고 있는 가족들은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야 하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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