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12신고 오후 6시34분경, 이태원 인파 가장 빠르게 늘던 때였다

2022.11.02 21:31 입력 2022.11.02 21:33 수정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 세부사항’ 분석해보니

첫 112신고 오후 6시34분경, 이태원 인파 가장 빠르게 늘던 때였다

18시 3만3623명서 19시 4만4173명으로 1시간 만에 31% 증가
사고 난 22시 5만7340명 최대…시에서 시스템 미활용 비판도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당일 경찰에 ‘압사 우려’ 관련 첫 신고가 접수된 오후 6시34분은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나는 시간대였던 것으로 서울시 실시간 데이터에서 확인됐다.

2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지난달 29일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 세부사항’을 보면, 이날 이태원관광특구의 시간대별·연령별·성별 인구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린 시점은 오후 10시대로 당시 인구는 최대 5만7340명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는 계속 1만명 이내에 머물렀는데 오후부터 1만명을 넘어서 오후 10시 최정점을 찍었다.

경찰이 첫 112신고가 접수된 시간이라고 밝힌 오후 6시34분은 이태원 일대 인파가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던 때였다. 데이터를 보면 오후 6시 기준 3만3623명, 오후 7시 4만4173명이 몰린 것으로 확인된다. 약 한 시간 만에 1만명 이상, 31%가량 늘어나면서 일대 혼잡도가 급속도로 심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인 지난달 28일 사람이 가장 많았던 때는 오후 10시로 3만116명이었는데, 이 수치를 넘어선 것도 이때부터였다.

경찰청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사고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112신고가 총 11건 접수됐다고 전날 밝혔다. 오후 6시34분에는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 너무 소름 끼친다. 경찰이 좀 통제를 해줘야 한다”는 내용으로 신고가 접수됐다.

외국인들 추모 발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추모공간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2일 오후 외국인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꽃을 들고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외국인들 추모 발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추모공간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2일 오후 외국인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꽃을 들고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있다. 성동훈 기자

당시 특구 일대에 모인 남녀 성비를 보면 여성의 피해 비율이 확연히 높았던 것도 확인된다. 실시간 데이터를 성별로 분석한 수치를 보면 오후 10시 기준 남성은 2만7498명, 여성은 2만9840명이었다. 큰 차이가 없지만 희생자 수는 여성이 2배 가까이 많다. 2일 오전 6시 현재 희생자는 총 156명인데, 이 중 남성이 55명이고 여성이 101명이다. 체구가 작고 근육량과 폐활량이 적은 여성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체 유동인구 연령대와 희생자 연령대 비율은 대체로 일치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가장 많고 30대가 뒤를 이었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기준 20대 3만5075명, 30대 1만2906명, 10대 이하 3867명, 40대 3445명, 50대 1270명, 60대 620명, 70대 이상 336명이 이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사망한 이들의 연령대는 20대 104명,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다.

서울시는 지난 9월부터 주요 도심의 실시간 인구, 도로소통, 대중교통, 날씨·환경, 코로나19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실시간 도시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데이터는 인근 KT 기지국에서 휴대전화 신호를 5분마다 집계해 실시간 인구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이후 서울시가 한 해 1억4000만원의 예산이 드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도 안전 알림 시스템에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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