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역사 배우기 싫어요”...거리로 나온 학생들

2015.10.17 16:15 입력 2015.10.18 01:26 수정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그릇된 역사 교과서를 거부할 권리’를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국정교과서반대청소년행동(청소년행동)이 주관한 ‘국정 교과서 반대 청소년 거리행동’에 60여명의 초·중·고등학생들이 참석했다.

학생들은 자못 숙연한 모습으로 양손에는 하얀 면장갑을 낀 교복 차림에 손에는 영정사진처럼 꾸민 피켓을 하나씩 들었다. 피켓에는 ‘청소년은 국정 교과서로 배우는 것을 거부합니다’ ‘우리에게 왜곡된 역사가 담긴 국정교과서를 강요하지 마세요’ 등의 문구가 적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서현 학생은 “우리는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 배울 수 없다”며 “역사교육이 죽었다는 취지로 검은 넥타이를 매고, 이 자리에 (국정 교과서에 반대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화곡고 2학년 오병주군(17)은 자유발언에서 “어른들은 공부나 하지 왜 데모를 하냐고들 하시지만 저희가 바로 이순간 하고 있는 활동조차 공부에 관련된 것”이라며 “민주화 운동도 학생들이 먼저 시작했다. 이번에도 우리가 먼저 나설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국제고 3학년 이윤형군(18)은 “올바름과 그름은 대통령 한명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청소년들이 참정권에도 제한을 받고 있지만 국정화에 관련해서만큼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청소년들이다. 그런만큼 우리 스스로 국정화 반대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통진고 3학년 신다희양(18)은 “(국정화 찬성하는 이들은) 다양한 교과서로 배우면 수능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검정교과서 체제 하에선 오류가 나오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설사 오류가 나왔다 해도 그건 시험출제 상의 오류이지 그렇다고 교과서를 바꾸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모인 학생들은 이날 오후 3시쯤 “역사 교육이 죽었다”는 메시지를 담은 묵념 퍼포먼스를 진행한 후 피켓을 들고 인사동 거리를 지나 정부종합청사까지 행진했다.

청소년모임은 거리행동을 지속해가는 동시에 오는 11월 1일 학생의 날을 맞아 국정 교과서에 반대하는 대규모 청소년 행동을 계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모임이 현재 온·오프라인으로 수합 중인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선언에는 10월 16일 밤 12시 기준 950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