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 시기·금액 묘한 일치…정영학 50억 곽상도 아들 퇴직금 종잣돈 됐나

2021.10.19 16:00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화천대유 50억 클럽’ 명단을 쳐다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화천대유 50억 클럽’ 명단을 쳐다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31)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시점이 대장동 개발세력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가 화천대유에 50억원을 송금한 시점과 맞물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천대유가 곽씨에게 지급한 퇴직금 50억원의 출처가 정 회계사가 송금한 돈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정 회계사는 지난 4월 무렵 자신이 실소유주인 천화동인 5호에서 화천대유로 50억원을 송금했다. 이후 5월 말 화천대유를 상대로 50억원을 돌려달라며 대여금 반환 소송을 냈다가 6월에 취하했다.

공교롭게도 곽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을 받은 시기도 이 즈음이다. 곽씨는 지난해 6월 화천대유와 5억원 규모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화천대유는 올해 2월 곽씨에게 성과급에 퇴직금까지 도합 5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4월 말 세금을 제외한 전액을 계좌로 송금했다. 곽씨는 2월 퇴직금 계약을 체결한 뒤에는 사무실에 서류와 짐을 놔둔 채 출근하지 않았다.

정 회계사의 송금 시점이 곽씨의 퇴직금 수령 시점과 맞물리면서 정 회계사가 보낸 돈이 곽 의원을 향한 로비자금 종잣돈이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전날 인천공항에서 체포된 남욱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조사에서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50억 클럽’에 대해 “2명에게는 실제 돈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2일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곽 의원에게 뇌물 50억원을 건넨 혐의도 적시했다.

정 회계사와 김씨, 남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세력은 로비자금 분담을 놓고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계사가 50억원을 냈다가 화천대유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회계사는 화천대유 하나은행 계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수용하기도 했다. 나중에 화천대유가 문제가 된 금액 전액을 공탁하고 천화동인 5호도 소송을 취하해 사건이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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