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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남욱·정영학, 2014년 ‘박영수 로펌’서 대장동 사업 입찰 준비”

2021.11.12 06:00 입력 2021.11.19 16:58 수정

특검으로 임명 전 대표로 재직

사업 준비 단계부터 관여 의혹

검찰 전담수사팀서 진술 확보

박영수 측은 “전혀 모르는 일”

남욱, 김만배

남욱, 김만배

검찰이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2014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관한 대장동 개발사업 입찰을 준비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박 전 특검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에 자신과 가족, 친인척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마다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사업 준비 단계부터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전 특검 측은 이번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조사에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2014년 8월부터 11월까지 법무법인 강남에서 대장동 사업 입찰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강남은 박 전 특검이 2013년 2월부터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3년10개월간 대표로 재직한 법무법인이다. 김씨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화천대유를 설립하기 전 자기들끼리 자산관리회사(AMC) A사를 설립해 대장동 사업 공모를 준비했다고 했다. 김씨가 본 서류에는 A사 사내이사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배우자들이 등재돼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주로 강남 사무실에 모여 대장동 사업 모델을 논의했는데, 이때 자신들의 측근인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시키는 방안도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정 변호사와 김 회계사는 2014년 11월 성남도개공에 각각 전략사업실장과 전략투자팀장으로 입사했다.

당초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A사를 중심으로 하나은행, 부국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 무렵 예금보험공사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배임 혐의 등을 포착해 수원지검에 통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검찰 수사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사업 전면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이들은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AMC를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2015년 2월6일 김씨를 전면에 내세운 화천대유를 창설했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김씨는 검찰에서 “당초 A사 지분 15%를 줄테니 ‘얼굴 마담’으로 참여하라는 제안을 받고 거절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박 전 특검 사무실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입찰을 준비했다는 김씨 진술로 박 전 특검과 대장동 세력 간 유착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2015년 6월 입사해 최근까지 화천대유에 근무한 박 전 특검의 딸은 올해 6월 화천대유가 시행한 대장동 아파트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분양받았다. 박 전 특검의 인척 이모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는 화천대유가 취득한 대장동 부지 5개 구역의 아파트 분양대행 업무를 독점했다. 박 특검의 아들은 이씨가 설립한 다른 회사에서 창업 멤버로 수개월간 일하기도 했다.

박 전 특검 측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법무법인에 드나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장동 사업 입찰 준비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박 전 특검은 지난달 26일 두 사람이 강남에서 대장동 사업을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이날도 재차 기자에게 “모릅니다”라고 했다. 박 전 특검의 측근 변호사도 “법무법인에서 경기지방경찰청 사건 때부터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변론을 준비하다 보니 대장동 사업과 관련 얘기를 듣기는 했다”면서도 “함께 AMC를 설립하거나 입찰 준비에 관여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2017년 3월6일 서울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2017년 3월6일 서울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단독]김만배 “남욱·정영학, 2014년 ‘박영수 로펌’서 대장동 사업 입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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