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핼러윈 교통관리계획’ 세워놨지만 쓸모없었다

2022.11.04 21:13 입력 2022.11.04 23:03 수정

전용기 의원실, 문건 공개

‘이태원 보행안전 선제 관리’

적시하고도 실제로는 방치

서울경찰청이 핼러윈 기간 이태원 등에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교통관리계획’을 세우고도 참사 당시 구급자 진출입로 확보 등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이후 첫 구급차가 출동해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까지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4일 서울청에서 제출받은 ‘2022 핼러윈 데이 교통관리계획’ 문건에는 “핼러윈 관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태원·홍대 등 유흥가 일대 차량 소통·보행 안전확보 등 선제적 교통관리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청 교통안전과가 참사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작성한 이 문건에는 핼러윈 기간인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용산경찰서, 마포경찰서, 강남경찰서가 “불법 주정차 등 소통 장애 요인 제거, 횡단보도 보행자 안전 확보, 혼잡한 이면도로는 필요시 차량 통제(주도로는 소통)”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청 담당 부서별 지시사항도 담겼다. 교통안전계장에게는 상황점검반 운용과 교통기동대 지원, 종합교통정보센터장에겐 통합무전망 구성과 지휘 및 통제관리를 , 도시고속순찰대장에겐 도로전광표지(VMS)를 활용해 교통통제 구간 및 상황을 실시간 전파하라고 지시했다.

일선서의 교통과장에게는 “본 계획에 의거해 자체 세부계획을 수립해 서울청에 보고 및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인접서 공조, 교통관리 및 특이 사항 발생 시 무전 보고 철저”를 주문했다.

서울청은 해당 계획에 따라 교통기동대 1개 중대를 포함해 총 77명의 경력과 순찰차 15대, 견인차 2대 등을 핼러윈 축제가 진행 중인 서울 일대에 배치했다. 용산서는 이 기간 교통안전요원 26명을 이태원 일대에 배치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참사 당시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 소방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처음 도착한 구급차는 오후 10시18분 서울 종로소방서 종로119안전센터에서 출발했다. 약 6㎞ 불과한 거리였으나 일대 교통 혼잡으로 인해 24분이 지난 오후 10시42분에야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그때까지도 구급차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이 구급차 진입로를 확보한 시간은 참사 발생 45분이 지난 오후 11시 무렵이다. 첫 구급차가 현장에서 사상자를 수습해 병원으로 출발하기까지 43분이나 소요됐다. 오후 11시25분 현장을 떠난 구급차는 오후 11시49분 병원에 도착했다. 첫 출동부터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약 1시간30분이 소요된 것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통합 계획을 수립하기는 했으나 용산서에서부터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서울청에선 참사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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