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5주기…용산참사 이후, 그들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유

2024.01.18 16:01

용산참사 15주기 추모위원회가 18일 대통령실 앞에서 주최한 용산참사 15주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유가족 전재숙씨가 발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용산참사 15주기 추모위원회가 18일 대통령실 앞에서 주최한 용산참사 15주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유가족 전재숙씨가 발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용산참사 15주기(오는 20일)를 앞두고 참사 유가족·생존자와 시민단체들이 참사 책임자 처벌과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2009년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진압 책임자였던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의 총선 공천에 반대했고, “윤석열 정권의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이 15년 전과 판박이”라고 했다.

빈곤사회연대 등 52개 단체가 연명한 ‘용산참사 15주기 추모위원회’는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전히 (용산참사) 책임자는 처벌되지 않았다”고 했다. 용산참사는 재개발에 반대하던 철거민들이 경찰 진압에 맞서 옥상 망루에서 농성하다 불이 나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진 사건이다.

용산 참사로 남편 고 이상림씨를 잃은 부인 전재숙씨는 “그때의 철거민들은 오갈 데 없이 지금까지도 거리를 헤매고 있다”면서 “반면 김석기는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생을 살린다고 한다. 민생을 살린다는 게 무엇인지 저는 무식해서 알 수 없지만, 김석기가 공천을 받아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김 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퇴했고, 이후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던 지난해 11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용산참사는 전문 시위꾼의 도심 테러”라고 주장했다.

용산참사 15주기 추모위원회가 18일 대통령실 앞에서 주최한 용산참사 15주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4.01.18. 정효진 기자

용산참사 15주기 추모위원회가 18일 대통령실 앞에서 주최한 용산참사 15주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4.01.18. 정효진 기자

추모위는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0일 발언을 두고 “이 정권이 개발이 부른 참사에 대해 아무런 성찰이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했다.

용산참사로 복역했다 2013년 1월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철거민 천주석씨(61)는 “윤 대통령도 참사 당시의 이명박 대통령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그는 “당시 철거민들을 40여년을 살던 터전에서 쫓아내는 것은 집뿐 아니라 학교·직장 등 터전을 앗아가는 일과 같았다”며 “용산참사를 겪은 가족들의 삶은 이후 엉망이 됐다”고 했다.

김소연 전국철거민연합 조직국장은 개발지구에서 쫓겨나는 철거민들이 여전히 많다고 했다. 그는 “규제 완화 촉진으로 건설업체의 자본과 이윤을 보장하기보다 지역 주민들의 이주 대책이 보장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추모위는 15주기인 오는 20일 오전 11시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추모제를 연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용산참사 현장을 시민들과 함께 돌아보는 다크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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