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향포럼

“돈·자원 독점하려는 권력이 혐오 생산”

2024.06.26 20:54 입력 2024.06.26 20:55 수정

강연 - 캐시 박 홍

[2024 경향포럼]“돈·자원 독점하려는 권력이 혐오 생산”

“여성 혐오 등 여러 혐오는 결국 권력들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혐오를 조장해) 그들이 소유한 재원과 자본의 독점에서 사람들이 눈 돌리도록 하죠. 이들 얘기를 계속 들으며 설득당하면 우리는 고통의 원천이 아니라 고통을 함께 겪고 있거나 함께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마이너 필링스>의 저자이자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캐시 박 홍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2024 경향포럼> 첫 번째 세션 ‘다양성과 포용의 리더십’ 강연에서 사회에 분열이 만들어지면 억압받는 사람들이 억압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성차별, 인종차별, 제국주의 등은 결국 자기 자신을 혐오하도록 한다”면서 “그러나 문제의 원천은 나를 고립시키는 사회이고,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 집단 행동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마이너 필링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문학에서 해결책을 찾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그는 한국 사회의 분열에 집중해 새로운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아직 제목을 정하지 않은 이 소설은 한국과 재미교포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자인 ‘해’가 여성들을 인터뷰하며 “당신 어머니가 겪는 고통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냐”는 질문을 던진다. 박 홍 교수는 “해는 어머니가 경험한 고통의 근본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이것이 가부장제, 자본주의, 제국주의와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북한 테러리스트로 알려져 있는 김현희씨나 김정일(국방위원장)이 1970년대 납치했던 신상옥·최은희의 딸을 인터뷰하는 등 냉전에 이용당한 여성들에게도 관심을 가졌다.

여성들의 어머니가 겪는 고통은 현대사회에서 여성들이 경험하는 차별이나 혐오와도 연결된다. 이 소설은 해가 현대의 서울에 오면서 마무리된다.

박 홍 교수는 “해는 서울에서 ‘젠더 갈등’을 목격하게 된다”며 “이 갈등은 여성들이 역사적으로 당해온 젠더 폭력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마음 때문에 폭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가로서 공감의 능력을 통해서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했다”면서 “계속 변화하는 주변부에 존재하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를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