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전공의·의대생과 비공개 간담회··· 참석 저조, 꼼짝않는 전공의들

2024.06.28 16:04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 및 의대생들의 비공개 간담회가 열린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의 모습. 한수빈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 및 의대생들의 비공개 간담회가 열린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의 모습. 한수빈 기자

전공의들 대다수가 넉달 넘게 의료현장을 이탈해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8일 전공의·의대생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전공의·의대생은 정부는 물론 의협도 불신하며 어떤 공식적 대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이날 간담회도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간담회는 서울 용산 의협회관에서 오후 2시에 열렸다. 의협은 앞서 지난 26일부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비롯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각 의대 대책위들을 중심으로 간담회 소식을 알리고 온라인으로 참석신청을 받았다. 의협에 따르면 사전 신청을 한 참석자는 20~30명 수준으로, 제한인원 200명에 크게 미달됐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전공의 선생님들이 공식적인 자리에 참석하시는 걸 워낙 조심스러워하는 상황이라서, 참석자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의제를 설정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전공의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그들이 의협에 가지고 있는 오해를 풀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전공의들로부터 온라인으로 사전 질문을 받았는데, 의협의 대정부 투쟁 방향에 대한 불신이나 미디어에 노출된 임현택 의협 회장의 발언 등에 대해 질의를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의협은 전공의들이 뒷모습조차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다는 이유로 회의 직전에 장소를 변경하기도 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과 채 홍보이사가 참석해 전공의들과 대화를 나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의협의 비공개 간담회는 의료공백 사태의 키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이 어떤 협의체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려는 절박한 시도로 풀이된다. 의협은 지난 22일 의료계 대정부 소통 기구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시키고, 공동위원장 3석 가운데 1석을 전공의 몫으로 배정했다. 하지만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올특위 출범 전부터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 26일 열렸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 위기 관련 청문회에도 불참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전공의 내부에서도 이제 대화로 해결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직 전공의로 최근 의협 집행부에 합류한 임진수 의협 기획이사는 지난 24일 의료계 관계자들이 가입해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전공의들와 의대생들이 올특위에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임 이사는 자신이 전공의들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하며, “자꾸 전공의 없는 자리에서 만나고 심포지엄하고 계속 뭔가 하고 있다고 하니 조급한 마음이 들어” 의협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들어와서 느낀 건 의협이 진짜로 전공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 싶어하는데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는 점이었다”며 “전공의 선생님들 안에서도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저도 뭐라고 섣불리 대답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올특위에 들어와 흉금을 터놓고 대화하자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며 “전공의 의대생이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득일지 실일지, 시도해볼 가치는 있을지 한번만 같이 논의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6월 마지막 주 들어서 연일 의료계와 비공식 대화를 가지고 있다. 지난 27일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브리핑에서 “의협과 전공의도 특위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해준다면 적극 경청하겠다”며 “(의대 정원과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 이 두 가지를 전제로 대화하기보다는 조건 없이 대화하면 좋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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