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언론 현실, 야당이 되돌려놔야

2024.04.14 21:50 입력 2024.04.14 21:52 수정

총선이 끝났다. 여당은 참패했다. 국민의힘은 위성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 포함 108석,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 포함 175석, 조국혁신당은 12석의 국회 의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이었던 정권심판론을 원용하면, 유권자들은 정권을 심판했다.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은 것은 어느 한 요인 탓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권의 부당한 언론 장악 과정이 적지 않은 몫을 차지했음은 물론이다. 공영방송의 교두보로 방송통신위원장을 해임했고, 야당 추천 방송통신위원의 임명은 거부했다. 그 결과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의 위원만으로 5인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를 운영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해불가다. 임기가 남은 공영방송 KBS의 이사장과 이사들을 해임하고 여권에 유리한 이사로 교체했다. 다수를 점한 여권 성향의 이사들은 사장을 해임했다. 신임 사장은 절차도 지키지 않고 프로그램 진행자를 교체하거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단협에 규정된 국장임명동의제를 거치지 않고 국장 임명을 강행했다. 그리고 심지어는 세월호 참사 10주년 특집 다큐를 불방시켰다. 공영방송 KBS의 박민 사장은 점령군 사령관 같다.

MBC 사장 임면권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을 교체하려 했으나 법원의 가처분 결정 인용으로 실패했다. 하지만 현 정권이 그동안 보인 행태를 고려하면 현 이사들의 임기가 끝나는 8월 말 이후 여권에 유리하도록 이사진을 구성해 사장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나 KBS, MBC 등 공영방송을 장악하거나 시도하는 과정에 심지어 독립이 생명인 감사원을 동원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임기가 남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해촉하고 여권 성향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여권 성향의 위원이 다수를 점한 위원회는 대통령의 검사 시절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 보도를 단순 인용한 방송사들을 무더기로 법정 제재했다.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민원 사주 의혹을 받았다. 독립성을 지켜야 할 위원회의 가치를 훼손했다.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위원을 대통령은 외려 해촉했다. 방심위는 또 소위 MBC의 ‘바이든-날리면’ 1심 판결 보도와 관련해선 4건의 법정 제재를 의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청부 심의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공기업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지닌 YTN 지분을 매각하도록 했다.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공적 자산의 사유화를 강행했다. 그런데 지분을 인수한 유진ENT가 속한 유진그룹은 노조를 탄압하고,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고, 회장은 검사에게 뇌물을 공여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방송통신위원회는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 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공공성은 묵살됐다.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언론 공공성의 파괴였다. 이번 총선에서 그 역풍이 분 것이다. 정권을 심판했으니 끝난 것일까?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멈출까? MBC까지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게 해선 안 된다. 그리고 KBS와 YTN에서 진행되는 부당한 행태들을 묵과해선 안 된다. 이번 총선 민심은 야당에 더 이상의 공공성 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라는 막중한 책무를 부여했다.

궁극적으로는 공공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도 거대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방송 관련 기구와 공영방송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입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후과로 지금 그 조직들의 구성원들은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정치적 후견주의를 불식시키는 방송 관련법 개정은 가장 시급하다. 더 나아가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입법도 필요하다. 민주당은 왜곡된 현실을 되돌려 놓으라는 민심을 제대로 읽기 바란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교수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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